경찰 인하대 성폭행범에 살인죄 대신 치사죄 적용..범행촬영 발각

경찰이 인하대 캠퍼스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사 하게 한 남학생에게 치사죄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22일 준강간지사 혐의로 구속한 인하대 1학년 학생 A(20) 씨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15일 새벽 2시께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단과대 건물에서 지인인 여성 B(20대) 씨를 성폭행한 뒤 B 씨가 3층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학년 남학생 A(20)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A 씨는 B 씨를 성폭행하던 중 휴대전화로 범행 장면을 촬영한 혐의(불법촬영)도 받는다. A 씨는 B 씨가 추락하자 B 씨의 옷을 다른 곳에 버리고 달아났다가 이날 오후 경찰에 붙잡혔다. B 씨는 추락한 뒤 1시간30분 동안 홀로 방치됐다가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 뒤 숨졌다. 발견 당시 B 씨는 호흡과 맥박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떠밀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다양한 가정 실험을 하고 법리를 검토, A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B 씨를 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의 불법촬영 추가 혐의 단서가 되는 휴대폰에는 범행 장면은 제대로 담기지 않고 음성만 녹음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살인죄를 적용하지 못한 이유는 밝힐 수 없다”며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피의자 측이 대비하는 데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