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兆' 미만 기업도 가업상속공제..빙그레·남양유업 해당

기사내용 요약
한국CXO연구소 분석…"고의로 성장 더디게 할 우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2.07.21.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정부가 중견기업의 원활한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범위를 늘리고, 증여세 과세 특례 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대덕전자, 빙그레, 경동나비엔, 남양유업, 한미약품 등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 기업으로 파악됐다.

기획재정부가 21일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 적용 대상 중견기업의 범위는 기존 매출액 4000억원에서 1조원 미만으로 상향 조정된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기업을 운영한 피상속인이 가업을 물려주는 경우 상속 재산의 일부를 과세 가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공제 한도도 최대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지난해 기준 국내 2500여곳 전체 상장사 중 매출 4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기업은 198곳으로 약 200곳 정도가 가업상속공제 혜택 대상 기업군에 포함된다고 예상했다. 이는 국내 전체 상장사의 약 8% 수준에 해당한다.

하지만 4000억~1조원 미만 기업 중 약 90곳 정도는 지난해 매출액이 6000억원 이상 되기 때문에 향후 5년 이내에 매출 1조원 달성이 큰 기업군에 속한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실질적으로 상장사 기준으로만 보면 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약 100곳 정도라는 설명이다. 이는 전체 상장사의 4% 미만 정도다.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에 속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매출이 1조원 미만인 대표적인 회사로는 대덕전자(9936억원), 빙그레(9840억원), 솔브레인(9805억원), 엘앤에프(9664억원), 극동유화(9561억원), 경동나비엔(9511억원), 남양유업(9396억원), 에코플라스틱(9323억원), 일진전기(9287억원), 한미약품(9170억원), 한국단자공업(9076억원), 한일시멘트(9075억원) 등이 포함된다.

연구소 측은 "정부가 상속공제 혜택을 매출 1조원 미만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기업들이 공제 혜택을 받기 매출 규모를 더디게 성장시키려는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공제 혜택 대상 기업이 되기 위해 매출 1조원 달성을 다소 꺼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직원수가 300명 이상이면 대기업으로 분류돼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고용 규모를 280~290명대로 유지하려는 형태와 비슷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상속공제와 관련해 매출 1조원 달성을 꺼리는 일종의 피터팬증후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연구소 측은 우려했다.

오일선 연구소장은 "가업상속으로 고민하는 기업 중 매출 규모가 5000억원 넘는 오너들의 경우 매출 1조원 달성 시점을 다소 더디게 하려 하거나 회사 매출 외형을 줄이기 위해 회사를 분할하려는 행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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