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와는 다르다..'코로나 양성' 바이든, 중증화 가능성은?
바이든, 심방세동 기저질환..재감염 위험 존재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79세 나이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바이든은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백신을 4차례 접종한 이력이 있어 중증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항원검서에서 양성이 나와 유전자증폭검사(PCR)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콧물과 마른 기침 등 대체적으로 가벼운 증상을 겪고 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와 이미 시중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리트로나비르'를 함께 복용하는 방식이다.
화이자의 치료제는 감염 후 5일 이내에 복용하면 중증 전환 및 사망 위험이 89%까지 낮춰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코로나19 백신을 4차까지 접종한 이력에 주목, 중증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존스홉킨스 보건보안센터의 아메쉬 아달자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현재 우리는 백신과 치료제와 같은 대책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신이 출시되기 전인 지난 2020년 10월, 당시 74세 나이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마스크 착용을 촉구한 보건 당국의 권고를 꾸준히 무시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으나 72시간 만에 의료진의 만류에도 조기 퇴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입원 당시 고열과 함께 혈중 산소 포화도 저하 등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한 렘데비시르·덱사메타손과 함께 제약사 리제네론이 개발한 항체치료제(Regn-COV2) 처방을 받고 증상이 호전돼 퇴원을 결정했다.
제레미 파우스트 미 브리검 여성병원 교수도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 때와는 달리 위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을 4차까지 접종했고, 팍스로비드로 치료 중이다"라면서도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 때와 비교해) 경미한 변이에 감염됐을 확률이 높다"고 했다.
이밖에도 의학 연구기관인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위험 요소는 '비만'이라는 기저질환이었다. 비만 기저질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문제가되지 않는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중증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파우스트 교수는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79세에 심방세동(Afib·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은 현상) 질환이 있으나 병원에 입원해야할 확률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을 4차까지 접종했고,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중증화 위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이들 중 5일간의 치료 과정이 끝나도 재감염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악관 코로나 대응을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지난달 코로나19 감염 후 팍스로비드로 치료를 받다 재감염됐다. 당시 그는 치료 기간 검사에서 3일 연속 음성이 나왔으나 4일차부터 다시 양성이 떴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심방세동 질환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으로 심장 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와 관련해 아달자 박사는 "Afib 질환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병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이 백신을 4차까지 접종했고 팍스로비드로 치료중인 만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소 심방세동을 치료하기 위해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과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를 함께 복용 중이지만,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복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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