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아닌 휴대전화였는데.. 美경찰 흑인청년 사살, CCTV 영상엔

김가연 기자 2022. 7. 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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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 경찰이 공개한 당시 CCTV 화면./유튜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에서 23세의 흑인 청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 워싱턴포스트, CNN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6일 오후 8시4분쯤 샌 버나디노의 한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로버트 애덤스는 오른손에 검은색 물건을 들고 있었다. 경찰차가 아닌 회색 세단 차량이 주차장 안으로 들어왔고, 두 명의 경찰관이 차에서 내렸다. 애덤스는 경찰관들을 보자마자 다른 차량들이 주차된 곳으로 뛰기 시작했다. 경찰은 도망치는 애덤스를 향해 총을 쐈고, 애덤스는 벽과 차량 사이로 쓰러졌다. 애덤스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애덤스의 가족들은 애덤스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것이 휴대전화였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덤스의 어머니는 사건이 벌어졌을 때 애덤스와 전화통화 중이었다면서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애덤스는 그 주차장에 자신의 친구와 함께 있었다”며 “친구가 새 차를 샀다고 말하면서 굉장히 신나있었다”고 했다. 이어 “갑자기 전화 너머로 총소리가 들렸다”라며 “애덤스는 내게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애덤스가 당시 총기를 들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관할서 측은 애덤스가 경찰관들을 향해 총을 겨누지는 않았으나, 현장에서 권총 한 자루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 경찰이 공개한 바디캠 영상./유튜브

이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관할서 측은 유튜브를 통해 사건 당시가 찍힌 CCTV와 바디캠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총격 이후의 애덤스의 모습도 담겼다. 애덤스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무언가 말을 하고 있었고 경찰은 “괜찮을 거다”, “정신을 잃지 마라”라며 응급처치를 했다.

샌 버나디노 관할서 측은 성명을 통해 “총으로 무장한 흑인 남성이 주차장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특별 수사부의 두 경찰관이 출동했고, 경찰 표식이 없는 차량에서 감시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당시 경찰관들은 애덤스가 차량 뒤에 숨어 총을 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애덤스의 가족들은 “법적 처분과 정의를 원한다. 다른 부모가 이런 고통을 겪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경찰은 사냥과 살인이 아닌 보호, 봉사를 해야 한다. 애덤스는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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