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강달러 반전 어려워..환율 상단 1350원 아래 형성"

이은정 2022. 7. 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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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보고서
경제위기 아닌데 1300원 돌파..이례적 사례
강달러·무역수지 적자·외환수급 악화 등 영향
하반기도 환율 고변동성..4Q엔 평균 1280원
침체 본격화 않는다면 1350원 아래 형성될 것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 지정학적 리스크게 물가, 통화정책, 경기 침체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침체가 없을 시 환율 상단은 1350원 부근에서 형성될 것으로 봤다. 4분기엔 미국 긴축 속도 조절에 달러화 강세 압력이 소폭 약화될 수 있지만, 높은 수준(평균 1280원대) 머무를 공산이 클 것으로 관측했다.

이례적 환율 변동성…“강달러·무역수지 적자·외환수급 악화·수출 먹구름”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지속하면서 원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의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고물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긴축이 미국과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로 연결되면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 경기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화 수요가 늘면서 더 달러화 강세가 더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로화는 20년 만에 1유로당 1달러를 뜻하는 패리티(parity)를 기록했고, 엔화는 연초 대비 절하율이 약 17%에 달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심한 통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훌쩍 넘어선 이후 7월 15일에는 장중 1326.7원을 기록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경신했다.

과거에 경제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한 적이 없기 때문에 현재 환율 레벨은 다소 이례적이란 평이다. 경기지표는 악화되고 있지만 국내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여전히 확장 국면에 위치해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현재 수준의 경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웃도는 것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는 다양한 악재들로 인한 강달러 환경과 무역수지 적자, 거주자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인한 외환수급 악화, 미래 수출경기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려면 원화에 영향을 미치는 내생적인 요인들의 움직임보다는 달러화 강세를 유발하고 있는 악재들이 우선적으로 해소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강달러 반전 어려워…“1350원 돌파는 쉽지 않아”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는 소비자물가의 정점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가중될 소지가 있단 설명이다. 특히, 미국은 7월 물가 오름세가 소폭 꺾이면서 피크아웃 기대가 형성되겠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와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재차 부각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고 봤다.

4분기에는 높은 기저효과와 수요둔화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물가 둔화세가 확인되고 경제의 경착륙을 위해 연준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소폭이나마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럽의 에너지 수급 불안, 경기침체 위험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적인 제약 여건 등을 감안 할 때 강달러 흐름이 크게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 연구원은 “미국 역시 자국 내 인플레 압력 완화를 위해 달러화 강세를 용인(인플레를 해외로 수출)할유인이 크다”며 “미국은 역(逆)환율전쟁에서 통화정책 여력이 부족한 ECB와 일본은행(BOJ) 대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4분기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평균 1280원대)에 머무를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아울러 환율의 상단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350원 아래에서 형성될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 가운데 정부와 통화당국은 1350원 상회를 용인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외화유동성 측면에서도 순대외자산이 버퍼로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어 심리적 저항선으로 인식되는 1350원 돌파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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