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나가는데 가뭄 해갈 역부족.."태풍도 반가울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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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이어진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은 장마가 지나가는 동안에도 해소되지 못했다.
올해 장마는 오는 27일 전후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1년간 누적 강수량(21일 기준)은 평년 대비 28.7%에 불과한 수준이다.
가뭄이 가장 심한 전남의 경우 올해 누적 강수량은 399㎜로 평년 대비 53%에 그쳤다.
경북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268.7㎜를 기록했는데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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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연합뉴스) 봄부터 이어진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은 장마가 지나가는 동안에도 해소되지 못했다.
올해 장마는 오는 27일 전후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1년간 누적 강수량(21일 기준)은 평년 대비 28.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남과 충남의 18개 시군과 광주광역시 등 19곳은 여전히 경계(심한 가뭄) 단계에 올라있다.
장맛비 남부에는 찔끔, 중부에는 흠뻑
가뭄이 가장 심한 전남의 경우 올해 누적 강수량은 399㎜로 평년 대비 53%에 그쳤다.
지난해 장마 기간이었던 17일 동안 전남 지역에 300~400㎜의 비가 내린 것과 비교해 올해에는 21일 동안 100~200㎜ 내리는 데 불과했다.
그나마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최대 100㎜ 이상의 비가 내리긴 했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고 지금까지 심한 가뭄이 이어진 탓에 해갈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벼가 시들거나 말라 고사한 농경지 피해만 621㏊에 이른다.
경상도 지역에도 마른 장마가 이어졌다.
경북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지난 18일 기준으로 268.7㎜를 기록했는데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경남 양산 역시 최근 2개월간 내린 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도 미치지 못했고 부산도 지난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평년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경기와 강원 지역 등 중부 지역은 이번 장마를 거치며 강수량이 평년을 웃돌았다.
강원 지역의 최근 2개월간 누적 강수량은 평년(369.4㎜)보다 많은 402.9㎜를 기록했다.
저수율 역시 90.2%로 높아 가뭄 걱정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장맛비에 토양 수분이 과다해진 상태에서 폭염이 이어지며 부패가 일어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도 지난달 하순부터 장맛비가 이어지면서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량은 평년(67.8%) 대비 119.6% 수준으로 상승했다.
강수량이 부족했던 전북도 최근 많은 비가 내리며 가뭄이 해소되는 등 가뭄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나머지 지역에서는 가뭄이 점차 해소되거나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강 이남 댐 저수율 비상…최소 200㎜ 더 내려야
한강을 제외한 나머지 4대 강(낙동강·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의 댐들은 가뭄과 마른 장마에 저수율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수계 운문댐은 5단계로 나뉘는 가뭄 대응 단계 가운데 가장 높은 심각 단계, 섬진강수계의 주암댐과 수어댐은 바로 아래 단계인 경계 단계로 올라섰다.
운문댐 저수율은 26.3%, 주암댐 25.6%, 수어댐 51.2%를 기록하고 있다.
운문댐의 경우 수돗물 일부를 낙동강 수계에서 추가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고, 주암댐과 수어댐은 하천유지용수(하루 12만t)를 전혀 내보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비상조치로 당장 생활용수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갈을 위해서는 200~400㎜의 비가 더 내려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강에서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없는 섬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남 완도군 노화와 보길, 넙도 지역에서는 심각한 물 부족으로 제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2일간 물을 공급하되 나머지 4~5일은 단수하는 조처로 주민들은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노화읍 이포리에 거주하는 김재여(62) 씨는 "제한 급수를 어쩌다 한 번 하는 건 괜찮지만 해마다 이러니 섬에 사는 게 너무 불편하다"며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완도 뿐만 아니라 신안과 영광 등 일부 섬 지역 역시 자체 관정을 이용하거나 농업용수를 정수해 사용하는 등의 비상 대책을 시행하며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비가 내리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평소라면 비껴갔으면 하는 태풍마저 반가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고성식 김선경 허광무 김경태 나보배 김형우 박영서 조성민 홍창진 천정인)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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