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풀리자 여행 가서 '쾅'.. 별별 '보험사기 공화국'

강한빛 기자 2022. 7. 22.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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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보험사기와 전쟁 시작됐다②] 지인 간 공모는 옛말.. SNS로 모집하고 조직적으로 노린다

[편집자주]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이 보험사기와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원에 육박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과 같은 대형 보험사들은 데이터와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조사 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하고 보험사기 대응 전담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범정부합동조사단 설치를 추진하는 등 보험사기 색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험업계와 사기꾼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매년 1조원 챙기는 사기꾼… 보험사들 칼 뺐다
② 거리두기 풀리자 여행 가서 '쾅'… 별별 보험사기 공화국
③ AI에 모니터링으로 샅샅이… 보험사기, 뿌리 뽑으려면

#. 2019년 6월 A씨는 지인 B씨 등 3인과 보험사기에 발을 들였다. 이들의 타깃이 된 건 바로 렌터카. 렌터카 사고 시 보험료 할증 등의 피해는 혐의자가 아닌 렌터카 업체에 전가된다는 점을 노렸다. 이들은 그렇게 렌터카의 성지로 불리는 제주도에서 보험사기 데뷔전을 치렀다. 6개월 뒤 이들은 또 한 번 뭉쳤다.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상호 분담하고 고의사고를 유발하기로 한 것. 이후엔 거액을 챙기기 위해 대규모 보험사기 조직으로 몸을 부풀리기까지 했다. 2020년 5월 이들이 적발됐을 당시 혐의자는 총 66명, 이들은 28번의 고의 사고를 유발해 1억90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빼돌렸다. 더욱 놀라운 건 혐의자 중 두 명을 제외하곤 모두 10·20대였다는 점이다.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난해 범행에 가담했다가 적발된 인원만 10만명에 육박했다. 이제는 10대 청소년까지 범행에 발을 들이면서 누구나 가담자가 될 수 있는 '보험사기 공화국'이 됐다. 보험사기 규모가 커지면서 사기범의 수법 역시 은밀하고 대담해졌다. 과거엔 지인 간 공모를 통한 단발성 범죄가 잦았지만 최근엔 공모자를 모집해 범행에 끌어들이고 있다. 보험사기는 매년 진화를 거듭하며 수사망을 따돌리고 있다.


지인 공모는 옛말… 젊은 피 수혈하고 대범하게 '한 건'


매년 보험사기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는 사기범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전체 연령층 중 50대의 적발 비중(2021년 23%)이 가장 크지만 몇 년 안에 20대에게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 매년 50대의 적발 비중은 줄고 있지만 20대의 보험사기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 15.0%, 2020년 16.7%, 2021년 19.0% 등으로 늘고 있다. 10대 역시 2019년 1.9%에서 2020년 2.1%로 앞자리 숫자를 바꾼 후 지난해 역시 2%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젠 나이 불문 누구나 보험사기에 노출된 상황이다.

인터넷의 영향이 컸다. 보험사기에 나서는 10~20대들은 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입을 맞출 사람을 찾는다. 사기범은 SNS, 인터넷 카페 등에 새로운 공범을 모집한다는 글을 게재하고 범행 조직에 합류하는 이들에게 용돈 명목으로 수익을 챙겨주는 방식을 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생활고, 취업난이 심화되자 돈이 필요한 젊은층이 비교적 단시간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최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10~20대 젊은 층이 급전을 위해 차선 위반 등 법규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과거 지인 간 공모를 통한 단발적인 방식과는 달리 최근엔 SNS 등을 활용한 외부 공모자 모집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지능적이고 반복적인 고의사고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는 물론 병원 등 관계자가 사기에 가담하는 등 지능형 보험 사기범들이 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병원 병원장 C씨는 입원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 허위·과다 입원을 권유하고 허위진단서 등을 발급해 환자에게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45억원을 편취하도록 방조한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기에 뛰어든 병원종사자는 2020년 944명에서 지난해 1457명, 자동차 정비업자는 2020년 1138명에서 지난해 1699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보험사기는?… 거리두기 풀리니 여행지서 '쾅'


최근엔 제주도가 보험사기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카쉐어링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렌터카 이용이 늘고 있어서다.

특히 렌터카 사고는 보험료 할증 등 피해가 혐의자가 아닌 렌터카 업체에 전가돼 보험 사기범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곤 한다. 제주지역은 등록 차량 대비 렌터카 비중(37.9%)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렌터카 보험사기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6월 렌터카를 이용한 보험사기 근절에 나섰다. 보험사기인지시스템(IFAS)을 통한 조사를 실시하고 수사기관의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기를 예방·홍보하는 기획을 마련하고 관련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주지역의 렌터카 보험사기에 대한 전방위적 감시망을 구축해 다수의 선량한 운전자와 렌터카 업체를 보호할 것"이라며 "예방, 홍보 기능을 체계화해 렌터카 이용자들의 경각심을 유도해 보험사, 렌터카공제조합 보험금의 누수를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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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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