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달러, 증시는] ②1300원 안착한 원·달러 환율, 수혜株 담아볼까

김효선 기자 2022. 7. 22.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 주목
환율 오르면 매출액 증가하는 효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하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치솟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지난 6일에는 코스피지수가 2300선도 내줬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며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환율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이른바 ‘고환율 수혜주’는 오르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2원 내린 1307.7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공행진하던 환율은 이달 들어서 피크를 찍었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132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이 장중 1320원을 웃돈 것은 지난 2009년 4월 30일(1325원)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빠른 탓도 있지만 미국 외 선진국 경기 요인을 고려하면 달러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이지만 동시에 원화 환산 수출을 증가시켜 이익 전망을 좋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자동차, 반도체, 조선 업종 등이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이들 업종은 수출을 주력으로 하기 때문에 환율이 높아지면 매출액이 덩달아 증가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환산 수출 증가 효과가 있기 때문에 수출주들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인다”면서 “반도체와 더불어 환율 상승에 민감한 수출주인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수석연구원)은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했던 6번의 환율 상승 국면에서 주가 상승 탄력이 강했던 업종은 하드웨어, 통신, 음식료, 자동차 등으로 확인되는데, 하드웨어와 자동차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 기대를 호재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현재 각 업종별 환율에 대한 이익 민감도를 비교했을 때 IT(전기전자·디스플레이), 2차전지, 자동차, 의류 등은 고환율이 이익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높은 환율 효과는 지난 1분기 실적에서 이미 입증됐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했을 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 기여한 환 효과가 3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대차(005380)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의 증감을 분석한 결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이익 증가분은 5510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올해 2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하자, 1분기에 고환율로 수혜를 본 기업들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2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중국 도시 봉쇄에 따른 부품난 등 생산차질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날 현대자동차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2조979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어난 35조9999억원으로 집계됐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환율이 높아진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올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상승한 1260억원을 기록했는데, 해외 이익을 달러화로 받는 현대차의 경우 원화 환산액이 커져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 1분기 고환율로 호실적을 기록한 수출 기업들의 경우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도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각각 4.7%, 6%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8.4%, 12.6% 올랐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해당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한편, 고환율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대표적인 업종은 항공 업종과 여행 업종이다. 항공업종은 순수출 노출도가 –3.5%로 환율에 대한 실적 민감도는 크지 않지만, 순외화부채가 매출액의 80%에 이르기 때문에 환율이 변동하면 손익 영향이 크게 발생한다.

김 수석연구원은 “은행과 운송 등은 원화 약세일 때 이익이 일부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은행은 환 헤지 비용, 운송은 외화부채 부담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순외화부채는 각각 6조6000억원, 3조8000억원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원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6000억원의 세전순이익 감소가 발생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세전순이익이 4000억원 감소한다.

이달 들어 아시아나항공(020560) 주가는 4.8% 하락했으며, 에어부산(298690)(-4.5%), 제주항공(089590)(-5.9%)도 하락세를 보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