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달러, 증시는] ③서학개미도 강달러에 희비..빅테크 울고 유틸리티는 웃고
MS 등 IT기업 실적 전망 줄하향
"달러 환산 이익 감소 영향"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강(强)달러 기조에 따라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에서는 내수(현지)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주가 흐름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주로 베팅한 빅테크 기업은 내수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주가가 부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22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S&P500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중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S&P500 Foreign Revenue Exposure Index)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19.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6.92% 하락했다. 지난달 한 달 수익률을 기준으로 봐도 S&P500 Foreign Revenue Exposure Index(-9.16%)는 S&P500(-8.39%)을 밑돌았다. 해외 매출이 더 많은 기업들의 주가가 더 하락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현상이 강 달러의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달러화 가치가 해외 통화 가치보다 높을 경우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달러화로 환산할 때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경우 자국 내 매출이 많은 기업들은 강 달러 환경이 이익 창출에 긍정적이지만 일부 업종에 속한 기업 중에서는 해외 매출이 많은 곳들이 있어 이런 곳들은 오히려 달러 강세가 이익 창출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대표적으로 해외 매출이 많은 기업들이라 강 달러 환경에서 부정적 영향에 노출된 곳”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팩트셋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미국 S&P500 기업 매출의 60%는 미국 내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40%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생산·가스·재생에너지 등유틸리티의 내수 비중이 98%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부동산(83%) △금융(78%) △산업재(68%) △일반 소비재(66%) △헬스케어(64%) △에너지(61%) 등이 전체 S&P500 기업의 평균적인 내수 비중을 웃돌았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주요 빅테크 기업 등을 포함하고 있는 정보통신(IT)이었다. IT 업종의 경우 해외, 내수 매출 비중이 각각 58%, 42%로 집계됐다. IT에 이어 △소재(56%) △필수소비재(45%) △ 커뮤니케이션(42%) 업종도 40~50%대의 매출이 해외에서 나왔다.
실제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기업들은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올해 2분기 매출이 기존보다 4억6000만 달러, 순이익은 2억5000만 달러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세일즈포스 역시 강달러가 수익에 미치는 타격이 올해 연간 매출액을 기준으로 최대 6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전망치는 3억 달러였다. 달러 강세 현상이 기업 매출에 미칠 타격이 2배 가량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 중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 대부분이 달러 강세로 인한 환 손실을 언급했다”며 “글로벌 경기 우려를 반영해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달러 환산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기도 하고, 경기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도 서학개미는 빅테크 기업 위주로 순매수하는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 이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로 순매수 규모는 22억달러를 기록했다. 애플(6억7574만달러), 구글 알파벳(5억4262만달러), MS(3억6370만달러) 등이 모두 서학개미 순매수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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