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동향 못 좇는 가계동향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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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당 소득·지출 상태 등을 보여주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가 가구간 소비 격차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하는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연동표본 방식으로 이뤄지는 지금의 가계동향조사는 월간 자료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는 방식으로 분기·연간 통계를 산출하고 있어 실제 지출과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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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조사 결과 단순 평균해 분기·연간 통계 공표
"면접조사 병행하고 카드 정보 활용해야" 지적도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가구당 소득·지출 상태 등을 보여주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가 가구간 소비 격차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하는 왜곡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득 통계 부문의 권위자’인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학술지 한국경제포럼에 게재한 논문 ‘가계동향조사의 문제와 보정’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동표본제는 조사 때 표본의 일부는 계속 조사하고, 나머지 부문은 교체해 조사하는 방법을 말한다. 통계청은 지난 2019년 이후 가계동향조사의 표본을 ‘6-6-6 연동표본 방식’으로 설계하고 있다. 표본을 6개월간 연속해서 조사한 후 6개월은 쉬었다가 다시 6개월을 조사한 후 표본에서 빼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응답자의 부담을 덜고 조사원들의 매너리즘을 예방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표본 가구의 1년치 지출 가운데 1~ 6개월치만 조사하기에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예컨대 조사가 이뤄지는 달에 승용차 등 값비싼 제품을 구입할 경우 연간 지출이 과대 반영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조사가 이뤄지는 달에 일시적으로 소비가 줄었다면 1년치 지출이 모조리 과소 반영된다.
전체 가구의 평균치는 과대· 과소 반영된 경우가 상쇄할 수 있지만, 가구 단위의 데이터는 실제 지출과는 크게 달라 왜곡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조사 결과는 가구 간 소비 격차가 실제보다 더 벌어진 것으로 나오며, 왜곡 현상은 최근에 더욱 커졌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 교수는 표본당 12개월의 지출을 조사할 수 있도록 조사 방법을 개선하고, 나아가 신용카드 데이터로 조사 결과를 보정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표본이 직접 지출을 기입하는 가계부 조사와 면접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면접 조사는 분기에 한 번 실시하지만, 모든 달의 지출 현황 파악이 가능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2017~2018년에는 면접조사 방식도 진행했지만, 매일 기입하는 방식이 더 구체적으로 조사되는 장점이 있다”며 “신용카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의 경우 반드시 그 가구가 썼다는 보장이 없어 또 다른 왜곡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의 당초 목적이 전체 가구의 평균을 보려는 것이기 때문에 취지를 구현하는 효율적인 조사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다연 (her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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