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고 비틀리는 빛과 색채..그 낯선 세계로의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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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설치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개인전이 이달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엘리아슨은 테이트 모던(2003년), 리움미술관(2016년) 전시처럼 넓은 공간을 활용하는 설치 작품으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이번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수채화나 벽면 조각, 판화도 꾸준히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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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
덴마크 설치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개인전이 이달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5년 만에 열린 개인전이다. 수학부터 천체물리학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렌즈로 자연을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 현상의 숨겨진 면모를 포착해왔던 엘리아슨은 이번에도 빛과 색채를 비틀어 관람객을 생경한 감각들이 춤추는 ‘불확실성의 지대’로 초대한다.
엘리아슨은 테이트 모던(2003년), 리움미술관(2016년) 전시처럼 넓은 공간을 활용하는 설치 작품으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이번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수채화나 벽면 조각, 판화도 꾸준히 만들어왔다. 재료와 표현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작품들을 관통하는 공통 분모가 있다. 빛과 색채가 낯선 방식으로 맞부딪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이 자연을 인식하는 익숙한 방식을 깨뜨려 자연과 인간은 물론,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도록 이끄는 것이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희미한 색채가 층을 이루며 경계를 만들어내는 수채화 연작을 마주한다. 연작들을 따라서 시선을 움직이면 한편에 내걸린 벽면 조각 ‘감성의 플레어 바라보기’가 나타난다. 렌즈 플레어는 렌즈가 광원을 향할 때 나타나는 고리 또는 원형의 빛이다. 사진이나 영화에서 오류로 취급하는 현상을 예술로 재현한 작품이다. 다른 공간에는 색유리 수십 장으로 제작한 조각 ‘당신의 폴리아모리 영역’이 허공에 매달려 있다. 색유리들이 바깥쪽에서부터 이십면체, 육면체, 십이면체 등을 만들며 서로를 감싸고, 가장 안쪽에 조명이 설치된 작품은 맨눈으로는 구조를 식별하기가 어렵다. 투과와 반사가 동시에 일어나는 특수한 색유리들이 있어서 관람하는 각도에 따라서 작품의 색상과 구조가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벽면에 비치는 반사광까지 모든 빛과 색이 비틀리는 공간이다.
‘당신의 폴리아모리 영역’을 비롯해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 15점 중 11점이 올해 제작됐고 상당수는 처음 공개됐다. 갤러리 별관 지하에서는 지금은 절판된 여러 도록과 자료집들도 읽을 수 있다. 다만 엘리아슨을 이전에 접했던 관람객이라면 기시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일부 작품의 주제는 새롭지만 매체(재료)나 형상이 지난 2017년 PKM 갤러리에서 전시했던 작품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주제인 빛과 색채를 익숙하면서도 낯선 방식으로 소개하는 이번 전시에는 ‘새로운 사각지대 안쪽에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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