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김해·양산, 늘어나는 쓰레기 처리 골머리
영남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늘어나는 생활 쓰레기와 산업폐기물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쓰레기 등의 처리 시설 용량이 한계에 달해 규모를 키우든지 장소를 옮기든지 해야 하는데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은 시설 유치 지역 인센티브 부여, 공공 개발 방식 도입 등 해법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인구 53만명인 경남 김해시는 하루 생활 쓰레기가 200t(톤)가량 발생한다. 하지만 김해 유일의 쓰레기 소각장인 장유소각장의 하루 처리 용량은 약 130t에 불과하다. 나머지 60t가량은 김해 진영 매립장에 임시로 쌓아두고, 10여t은 부산시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이렇게 쓰레기를 임시 적치하는 데 1년에 60억원이 든다.
김해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쓰레기 처리량을 2배로 늘리는 자원 순환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장유소각장에 150t짜리 소각 시설 1기를 새로 만들고,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처리 용량을 하루 300t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주민 편익 시설인 복합 스포츠 센터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소각장 인근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홍태용 김해시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소각장 증설로 피해 받는 주민들의 호흡기 검사 등을 시에서 책임지고, 난방 비용 등 지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먼저 설득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면 장유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증설에 대한 의사를 묻는 주민 투표를 할 계획이다. 김해시는 주민 동의를 끌어낼 경우 올 하반기 경남도 승인을 받아 12월 내 소각장 증설에 착공해 2025년 12월 완공한다는 구상이다.
경남 양산시도 폐기물 소각장 문제를 두고 고민 중이다. 현재 가동 중인 양산시 자원 회수 시설(소각장)은 오는 2028년이면 내구 연한이 끝난다. 하루 120~130t의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 작년부터는 들어오는 쓰레기양이 처리 용량을 넘어섰다. 시설이 오래돼 처리 효율이 떨어지고 운영·수리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도 문제다.
양산시는 최근 기존 시설 처리 용량을 하루 175t 규모로 늘리는 방안과 다른 곳에 하루 처리 용량 350t 규모 소각장을 신설하는 안 등 2개 방안을 마련했다. 증설안은 민원을 줄일 수 있지만 기존 부지가 좁아 소각로 배치 등이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시설 개·보수 동안 다른 곳에 폐기물을 위탁 처리하는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반면 소각장 신설안은 입지 선정 때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나동연 시장 측은 “조만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은 ‘산업폐기물’이 문제다. 자동차·조선 등 제조 업체 수백 곳이 몰려 있는 지역 특성상 울산은 산업폐기물이 많은 도시다. 울산의 공단 산업폐기물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6000여t으로, 2002년보다 11.4% 늘었다. 반면 현재 운영 중인 민간 매립장 3곳의 잔여 용량은 지난 6월 기준 128만6148㎥, 평균 잔여 기한은 5.7년에 불과하다. 또 매립장이 차가면서 업자들이 처리비를 올려 지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16년 t당 6만5000원 선이던 처리 비용은 지난해 20만원 이상이 돼 3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지역 상공계는 폐기물 매립 시설 확충을 울산시에 요청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추진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산업폐기물 매립장 신설은 주변 온산읍 당월리와 강양리, 진하리 일대 주민들이 “매립장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들면 전복 등 해산물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반대해 진척이 안되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 280여 업체가 있는 경북 포항시 역시 연평균 산업폐기물만 60만~70만t이 나온다. 현재 산업폐기물 처리 업체 2곳 중 1곳은 매립 연한이 끝났고, 1곳만 폐기물을 받고 있다. 이 업체 역시 잔여 용량이 100만㎥에 불과해 오는 2024년이면 포화 상태를 맞는다.
김희종 울산발전연구원 환경공학 박사는 “부족한 국토 면적을 생각하면 쓰레기·폐기물 처리장 확충 외에 재활용이나 쓰레기 자원화 등을 통한 폐기물 감량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지자체가 공공 매립장을 만들거나 민간과 함께 폐기물 자원화 단지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커’ 이상혁 역사적인 롤드컵 5회 우승… T1, 2년 연속 세계 정상
- What’s New on Netflix: Highlights of 1st week of November
- 4억 람보르기니 받은 아반떼…"중앙선 침범했다" 목격담 쏟아진 사고
- “화난 모습 처음”…오타니, 다저스 우승날 日 취재진 노려본 이유
- 북러 “국제 정세 악화는 美와 동맹국 도발 탓”
- 태국서 택시 훔쳐 달아난 한국인 50대 남성…“취한 사람 같았다”
- ‘은평구 존속 살해’ 30대 男 구속…“도주 우려”
- 이란 최고지도자, 이스라엘에 “압도적 대응 받게될 것”
- 민주당 집회에 與 “특검은 핑계, 목적은 ‘이재명 방탄’”
- 사실혼 아내 마구 때려 숨지게 한 70대, 2심서도 징역 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