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상식·포용 회복으로 승리하는 정당 만들겠다" [인터뷰]
"혁신위 출범으로 개혁과제 챙길 것"
"이재명, 혁신 주체 아닌 쇄신 대상"
"민심과 상식, 포용의 정신을 회복해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박용진 의원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며 이 같은 당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당내 대표적 소신파인 박 의원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로 "민주당이 상식과 민심을 잃어버렸고,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극심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초기 시행착오로 민주당 내 쇄신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민주당 지지가 오르는 건 아니다"라며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하면 다음 총선 패배도 명약관화하다"고 했다.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는 "혁신의 주체가 아닌 쇄신 대상"이라며 " 뛰어넘어야 할 허들"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이 신뢰를 잃은 이유는 무엇인가.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너무 컸다. 그동안 법안이나 제도를 처리할 때 당원들이 원하는 것만 따라가면서 국민을 설득해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이것은 옳은 일'이라며 밀어붙였고 (검수완박 입법 국면의) '위장 탈당'처럼 절차적 민주주의를 편의대로 바꾸기도 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안 지켰고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였다. 부동산 정책에선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며 '진보 꼰대'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러한 소탐대실의 정치가 쌓여 국민 신뢰를 잃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민주당 쇄신 목소리가 줄어든 것 같다.
"걱정이다. 방심하면 죽는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그렇게 쉽게 민주당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졌는데도 민주당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당대표가 된다면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당선 다음 날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 그동안 민주당이 국민 상식을 저버렸던 행위를 하나씩 평가하고,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점검하려고 한다. 위원장으로는 문자폭탄 등 어려움에도 당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김해영 전 의원을 모시겠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혁신 방안을 이어가겠다'고 했는데, 그에게 역할을 줄 건가.
"박 전 위원장은 이미 당에서 비대위원장이라는 가장 큰 기회를 얻지 않았나. 다른 청년 정치인 가운데 중책을 맡기려고 생각해 둔 분이 있다."
-악성 팬덤과 계파 독점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건가.
"팬덤과 계파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훌리건 수준의 악성 팬덤이나 당의 요직을 독식하는 계파 독점이 문제다. 악성 팬덤을 극복하기 위해 당직 선거 등에서 항상 민심을 50% 반영하겠다. 좌표를 찍고 공격하는 악성 팬덤 지휘자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다. 계파 독점 예방을 위해선 공천 시 후보자가 누구의 추천을 받았는지 공개할 것이다."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어떻게 생각하나.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장수가 새로운 전략도 없이 다시 전쟁 지휘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또 다른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의원도 출마선언에서 '혁신하는 민주당'을 내세웠다.
"내용이 모호하다. 윤미향 의원의 의원직 제명은 어떻게 할지, 자신과 가까운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악성 팬덤에 대한 대안은 있는지 명확히 밝혀 달라."
-대여 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가.
"화전양면 전술을 동원할 것이다. 링 밖에서 과격하게 근육 자랑을 하기보다는 링 위에서 승리하는 정당이 되겠다. 경제와 안보에서 이슈를 이끌고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대북 문제 등으로 문재인 정부를 망신 주려 하거나, 갈라치기를 국정운영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면 강력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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