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과표기준 15년 만에 손질.. 연금 납입 900만원까지 공제
연봉 1400만원 이하 최저 6% 적용
직장인 식대 20만원까지 비과세
무주택자 월세 공제 15%로 상향
전세대출 상환 400만원까지 공제
21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감세가 핵심이다. 세금을 깎아주고 돌려준다는 것이다. 서민과 중산층의 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들이 포함됐다. 15년 만의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조정으로 근로소득자 1인당 최대 83만원까지 소득세가 줄어든다. 과세표준은 각종 공제나 비용 등을 덜어내고 실제로 세금을 매기는 금액이다.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는 연금 계좌 납입액 한도도 높였다. 세 부담 완화와 노후 준비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신용카드 사용액 공제 한도도 지금보다 높아진다.
◇서민·중산층 세 부담 완화
그동안은 월급이 올라도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실제로는 소득이 높아진 것이 없었지만, 더 높은 구간의 과세표준을 적용받아 세율이 높아졌다. 일종의 ‘자동 증세’가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이전 정부에서는 15년간이나 이 문제에 손을 대지 않았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최저 소득세율 6%에 해당하는 구간을 ‘과세표준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높였다. 두 번째로 낮은 세율인 15% 구간은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한다. ‘46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는 이전 세율(24%)보다 9%포인트 낮은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 같은 과표 조정으로 1조6000억원 감세 효과가 발생한다.
저소득 근로자에게 세액공제액을 초과하는 근로소득세를 되돌려주는 근로장려금과 저소득 가구 양육비를 지원하는 자녀장려금을 늘린다. 재산 요건이 ‘2억원 미만’에서 ‘2억4000만원 미만’으로 완화되고, 최대 지급액은 10% 인상된다. 이를 통해 7000억원 세금 부담이 준다.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어난다. 5000억원 감세 효과가 예상된다.
장기근속 퇴직자 세 부담 완화도 추진된다.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퇴직소득세 근속연수별 공제금액을 높여 근속 기간에 따라 세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다. 20년을 일한 후 5000만원 수준의 퇴직금을 받는 근로자가 퇴직소득세를 내지 않게 된다. 무주택자가 부담하는 월세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최대 12%에서 15%로 높인다. 전·월세 보증금용 대출 원리금 상환액의 소득공제 한도도 연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올린다. 18세 미만 자녀 3명 이상을 키우는 가구에서 승용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를 300만원 한도로 면제해 준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연말정산을 통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퇴직연금 납입액 한도가 내년부터 올라간다. 올해까지는 한 해에 연금저축·퇴직연금을 합쳐 납입액 7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내년부터는 이 한도가 900만원으로 올라간다. 소득이 있을 때 가능한 한 연금을 많이 적립해 되도록 노후 생활비 부족을 겪지 않게 하려는 취지다.
개편안에 따라 연금 계좌에 돈을 넣어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는 최대 환급금(50세 미만, 연소득 5500만원 이하 기준)은 올해 115만5000원(700만원x세액공제율 16.5%)에서 내년 이후 148만5000원(900만원x16.5%)으로 올라간다. 내년부터 적립하는 연금에 대해 적용된다.
신용카드·현금영수증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도 환급액을 늘리는 방식으로 바뀐다. 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해선 지금까지 40% 공제율을 적용했는데, 올해 하반기 사용한 금액에 대해선 한시적으로 공제율을 80%로 높여주기로 했다. 사용액의 80%를 소득에서 뺀 뒤 세금을 계산해 결과적으로 세금을 낮춰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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