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매출손실만 6400억.. 산은 "이 상황선 1원도 지원못해"

김강한 기자 2022. 7. 22.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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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파산까지 검토하나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지분 55.7%)인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파산까지 검토하는 것은 지난 10년간 이 회사의 순손실이 7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하려 했지만 EU(유럽연합)의 반대로 무산됐다.

산은은 2000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그동안 11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 회사의 경영 사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7547억원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4701억원의 적자를 봤다. 총부채는 9조327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일 “이번 파업 사태가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경우 현재 6468억원인 매출 손실이 1조608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도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9년 3월부터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절차를 추진했지만 지난 1월 EU가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매각은 무산됐다. 이후 정부와 산은은 새 주인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부실 덩어리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고 나설 기업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파산을 검토하는 데에는 국내 조선 산업 전반적으로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국내 조선 산업이 중국의 거센 추격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향후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을 얼마나 더 투입해야 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조선 업계 한 고위 임원은 “조선 산업의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체제를 빅2로 개편해야 한다는 구상에는 업계뿐 아니라 역대 정부 대부분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그래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추진했던 것인데 이 계약이 무산되고, 이번 파업 사태까지 발생하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원·하청 근로자 2만여 명의 일자리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정부가 파산 결정을 쉽게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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