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엔 헬기, 독 바닥엔 에어매트

김준호 기자 2022. 7. 22.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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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업 현장에 경찰 추가배치
협상 결렬시 5600명 투입할 듯
119대원들도 선박 구조물 체크
21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상공을 경찰 헬기가 날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의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불법 점거 50일째인 21일, 조선소 곳곳에서 경찰과 소방이 본격적으로 공권력 투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현지에서는 이날 협상이 결렬될 경우 22일쯤 전국에서 모인 경찰 5600여 명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오후 2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 주황색 근무복을 입은 119구조대원 10여 명이 선박 주변을 살폈다. 선박 설계 도면을 보면서 선박 구조를 파악하고, 직접 선박에 올라 구조물 상태를 확인했다. 하청지회 농성장 인근 독 바닥에는 한때 에어 매트 2개가 깔리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한 119대원은 “공권력 투입과 관련, 지휘부가 직접 현장에 나와 현장을 살펴보고 안전 점검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까지 보이지 않던 경찰 버스가 1독 안으로 진입하거나, 경찰들이 수시로 주변을 돌며 회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 2시 50분쯤엔 조선소 상공에 경찰 헬기가 떴다. 경찰은 전날 금속노조 총파업에 대비해 8개 중대 660명가량을 현장에 배치했는데, 이날 12개 중대 960명으로 병력을 더 늘렸다.

조선소 내에서는 이날 대우조선지회가 금속노조 탈퇴를 결정하는 투표를 시작했다. 대우조선지회에는 현재 전체 직원 8600명 중 생산직 47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재적 인원 과반이 투표하고,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를 탈퇴한다. 하청노조 파업 사태에서 금속노조가 해결에 소극적이었고, 파업을 반대하는 대우조선 노조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주장이 많았다. 투표는 22일 오후 1시까지 진행되고, 결과는 이날 오후 3시쯤 나온다.

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8시까지 전체 조합원 4726명 중 약 75%가 투표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첫날 높은 투표율을 둘러싸고 회사 안에서는 “금속노조를 탈퇴하자는 의견이 더 많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선거관리위원을 맡은 김종배(52)씨는 “(하청노조의) 불법 점거에 대한 반발의 마음으로 투표 열기가 높아진 것 같다”고 했다.

대우조선지회의 탈퇴가 현실화되면 금속노조는 조직 규모와 재정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전체 조합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들이 매년 금속노조에 내는 노조비는 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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