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선박사고·수산자원 파괴 '주범' 침적쓰레기 제거 팔 걷었다

지차수 2022. 7. 22. 0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일 강원어업인 연안어장 침적쓰레기 수거 시범사업 행사 개최
양양군 통발 어선 24척 참여..40톤 바닷속 쓰레기 수거 목표
현존 침적쓰레기 11만톤..유실 어구에 죽는 물고기 피해액 연간 3,700억원
수협 회장 "바다 속사정 밝은 어업인 활용한 시범사업 전국적 확대 돼야"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21일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에서 침적쓰레기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수협 제공
수협중앙회가 선박사고와 수산자원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바닷속 침적쓰레기 제거에 팔을 걷었다.

유실된 어구와 같은 침적쓰레기에 의해 물고기가 걸려 죽는 이른바 유령어업으로 발생된 연간 피해액은 3,700억원에 달하며 수산자원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은 21일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에서 ‘강원어업인 연안어장 침적쓰레기 수거 시범사업’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수협중앙회, 강원 관내 수협 회원조합, 해양수산부, 강원도, 양양군, 강원지역 수산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시범사업은 어업인이 자율적으로 일정기간 조업을 중단하고 연근해 어장에서 침적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으로 2020년부터 수협이 자체 예산을 투입해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번 침적쓰레기 수거에는 조업을 중단한 양양군 관내 통발어선 24척이 동참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사진 가장 가운데)와 김진하 양양군수 등 100여명이 강원지역 침적쓰레기 수거 시범사업에 참석했다.
이들 어선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 인근의 연안어장에서 40톤의 쓰레기 인양을 목표로 수거 작업을 이어간다. 침적쓰레기 수거 방법은 먼저, 잠수사가 수거해역에 들어가 부표를 이용해 침적쓰레기 위치를 파악하는 사전작업이 이뤄진다. 그 후 통발어선이 갈고리를 이용해 폐어구를 끌어 올리거나 부피가 큰 것은 크레인이 달린 선박을 활용해 직접 인양한다. 

인양된 침적쓰레기를 운반선에 실어 육지에 하역하면 집하장에 모인 침적쓰레기는 전문처리업체에서 재활용하거나 소각하여 처리된다. 생업을 마다하고 이 지역 어업인들이 자발적으로 침적쓰레기 수거에 나선 데에는 침적쓰레기로 인한 어업인들의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 바다 곳곳에 쌓인 침적쓰레기량은 11만톤으로 집계됐다. 매년 5만톤이 유입되고 있지만, 수거량은 3만톤에 불과해 순유입이 계속 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해안에 떠밀려 쌓인 해안쓰레기, 바다에 떠다니는 부유쓰레기 그리고 바다에 쌓인 침적쓰레기로 나뉜다.

침적쓰레기의 경우 바다 깊이 가라앉아 있다 보니 다른 쓰레기에 비해 육안상으로 확인이 쉽지 않고, 많은 인력과 예산도 필요해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어업인들의 조업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강원어업인들이 21일 바다에서 건져낸 폐어구 등 침적쓰레기를 육상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1786건의 선박사고 가운데 15%(267건)가 어망이 선박 추진기에 감겨 발생한 사고였다. 침적쓰레기는 선박사고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어망을 훼손시키고 그물에 딸려 올라와 어획물과 섞여 조업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물고기가 침적쓰레기에 걸려 죽는 유령어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피해액은 연간 3,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해양수산부는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예산 460억원을 투입해 주로 항만, 항구 등을 중심으로 침적쓰레기 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어업인이 조업하는 어장에 대한 수거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연근해어장의 침적쓰레기를 수거하려면 조업을 일시에 중단해야 하고, 어구 이동도 필요하기 때문에 조업 어장까지 수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업인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바다에서 인양되어 육지에 하역된 폐어구 등 침적쓰레기들이 항구에 쌓여있다.
이에 수협은 ‘희망의 바다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어업인들의 자율적인 참여하에 시범사업인 침적쓰레기 수거사업 실시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매년 자체 예산을 투입해 실시하고 있다.

어업인들은 오랜기간 조업활동으로 어장 내 해저지형, 어구 유실위치, 규모 등 바다 속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어 갈고리 같은 간단한 장비로도 쉽게 수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침적쓰레기를 제대로 수거하기 위해서는 바다 속사정을 잘 아는 어업인과 유휴어선을 활용해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수협 자체 예산만으로 엄청난 양의 바닷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통해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차수 선임기자 chasoo@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