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결국 사임 .. "이탈리아 9월 25일 조기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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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두 차례 사의 표명 끝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드라기 총리가 이끌어 온 거국 내각도 붕괴했다.
드라기 총리는 "오성운동 지지 없이는 내각을 이끌 수 없다"며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탈리아 총리 출신인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탈리아 정치권의 무책임을 성토하며 "드라기 총리의 사임으로 이탈리아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치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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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두 번째 사임서 제출.. 거국 내각 붕괴
대통령 의회 해산.. "9월 25일 조기총선 유력"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두 차례 사의 표명 끝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드라기 총리가 이끌어 온 거국 내각도 붕괴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한 정당 일부가 드라기 총리와 갈등을 빚으며 지지를 철회한 탓이다.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의회 해산 법령에 서명하고, 가을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드라기 총리는 21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곧바로 마타렐라 대통령을 찾아가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미 한 차례 사표를 반려했던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번에는 드라기 총리를 붙잡지 못했다.
이후 마타렐라 대통령은 로베르토 피코 하원의장과 엘리자베타 카셀라티 상원의장을 만나 조기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 방안을 논의했다. 이탈리아 ANSA통신에 따르면 총선 날짜는 9월 25일이 유력하다. 대통령 요청으로 내각은 총선 전까지 임시로 일상적 행정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총리 직무는 사실상 마감됐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해 2월 당시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끌던 연정이 내분으로 붕괴한 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경제 위기를 해소할 ‘소방수’로 마타렐라 대통령의 긴급 호출을 받았다. 출범 초기 드라기 내각은 총리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념이 다른 정당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원내 최대 정당이자 연정 중심축인 범좌파 ‘오성운동(M5S)’은 지난 14일 상원 민생지원법안 표결에 불참하며 연정 붕괴로 향하는 불씨를 댕겼다. 에너지 대란과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민생 안정 대책을 포함한 사회·경제 정책을 두고 서로 갈등을 빚은 게 발단이 됐다. 드라기 총리는 “오성운동 지지 없이는 내각을 이끌 수 없다”며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사임서를 물리치고 의회에서 다시 신임을 묻도록 했다.
20일 상원은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드라기 내각을 재신임했다. 전체 의석 과반이 넘는 192명이 표결에 참여해 133명이 표를 던졌다. 드라기 총리도 표결에 앞서 “주요 정당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뒷받침된다면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오성운동’은 물론, 내각에 참여한 중도 우파 ‘전진 이탈리아(FI)’와 극우 정당 ‘동맹(Lega)’까지 표결에 불참해 재신임 의미가 퇴색했다. 결국 드라기 총리는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이탈리아 총리 출신인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탈리아 정치권의 무책임을 성토하며 “드라기 총리의 사임으로 이탈리아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치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언론은 조기 총선이 치러질 경우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극우 정당 ‘이탈리아 형제들(FdI)’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기 내각은 ‘이탈리아 형제들’을 중심으로 ‘전진 이탈리아’와 ‘동맹’ 등 우파 정당들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EU 빅3’ 중 한 곳에 ‘유럽 회의론자’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은 “드라기 총리 퇴임은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유럽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가장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 중 한 명을 EU에서 빼앗았다”고 평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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