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쓰레기, 또 화성까지?.. 포착 나흘 뒤 사라진 실뭉치 정체

문지연 기자 2022. 7. 22. 00: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실뭉치 모양의 물체. /NASA/JPL-Caltech 홈페이지

인간이 만들어낸 지구 쓰레기가 화성 표면에서 또 포착됐다. 낙하산 잔해와 알루미늄 포일 조각에 이어 이번에는 가느다란 실뭉치다.

21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화성 탐사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호가 촬영한 사진을 ‘금주의 이미지’로 선정했다. 지난 12일인 화성 시각 495솔(SOL·화성의 하루 단위로 1솔은 24시간 37분 23초다)에 포착한 장면으로, 가는 실 여러 개가 엉켜있는 모양의 물체가 찍혔다.

NASA 측은 지난해 퍼서비어런스호 착륙 당시 사용된 로켓 동력 제트팩 부품의 일부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퍼서비어런스호는 이 사진을 찍기 전까지 해당 구역에 간 적 없기 때문에, 물체가 바람에 실려 도달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나흘 뒤 퍼서비어런스호가 촬영 지점을 다시 찾았으나 실뭉치는 사라지고 없었다고 한다.

지난달 화성에서 발견된 알루미늄 포일 조각(왼쪽)과 실제 열 담요로 사용되는 재료. /@NASAPersevere 트위터

퍼서비어런스호는 2020년 7월 30일 NASA가 발사한 화성 탐사 로버다. 이듬해 2월 18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2년간 화성에서 생명체와 물 흔적을 살피며 지구로 보낼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하는 게 주요 임무다.

퍼서비어런스호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가 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달 16일 돌 틈에 사각형 알루미늄 포일 조각이 쓰레기처럼 끼어있는 모습이 공개됐었다. NASA는 제트팩 등 하강 장비에서 떨어져 나온 열 담요(thermal blanket)의 일부라고 판단했다. 열 담요는 온도조절 목적으로 기기와 로버를 덮는 데 이용된다.

지난 4월 화성에서 포착된 낙하산 잔해. /@NASAJPL 트위터

지난 4월에도 화성 탐사용 헬기인 ‘인저뉴어티’(Ingenuity)가 퍼서비어런스호의 하강을 도운 낙하산 잔해를 발견해 촬영한 바 있다.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만큼 흙먼지로 가득 덮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사진을, 우주탐사로 행성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영국 가디언지는 “아직 사람이 도착한 적 없는 화성에 인간의 쓰레기가 벌써 생기고 있다”며 “다른 천체에 대한 오염을 피하도록 의무화한 국제법 ‘외기권조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