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예상 깨고 '빅스텝' 밟았다..스태그 공포 만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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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두고 예상 밖 '빅스텝'을 밟았다.
ECB는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에서 0.50%로 50bp 인상했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에서 "(빅스텝을 결정한 것은) 정책금리 정상화를 위해 더 큰 첫 발걸음을 떼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판단을 다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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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인플레 탓.."다음에도 금리 정상화"
역내 분절화 방지책 도입.."부드러운 긴축"
시장서는 "ECB 딜레마"..스태그 공포 만연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두고 예상 밖 ‘빅스텝’을 밟았다. 11년 만에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25bp(1bp=0.01%포인트)가 아닌 50bp를 올렸다. 완화 정책을 고수했던 ECB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돌아서면서, 동시에 경기 침체 공포는 더 커질 전망이다.
ECB는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에서 0.50%로 50bp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ECB는 기준금리 외에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와 0.75%로 50bp씩 올리기로 했다. ECB는 당초 이번 회의 때 25bp 인상 ‘베이비스텝’을 예고했지만, 예상을 깨고 빅스텝을 단행했다.
일본은행(BOJ)과 함께 유독 완화를 고수했던 ECB의 긴축 모드는 그 자체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CB는 2016년 3월부터 6년째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이는 근래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역대급’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에서 “(빅스텝을 결정한 것은) 정책금리 정상화를 위해 더 큰 첫 발걸음을 떼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판단을 다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특히 러시아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20% 가까이 폭등했다.
ECB는 “차기 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 정상화는 적절한 행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회의마다 금리 결정을 하는 형태로 이행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ECB는 아울러 이목이 집중됐던 역내 분절화 방지책인 변속보호기구(TPI·Transmission Protection Instrument)을 도입했다. 이탈리아처럼 부채위기 위험에 직면한 일부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국채금리가 유달리 폭등하는 특정 국가들의 채권을 매입하는 식으로 역내 불균형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ECB는 “TPI는 유로존 전체에 걸쳐 통화정책 기조가 부드럽게 전달되는 것을 지원하는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CB는 이날 오후 TPI에 대한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ECB의 긴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물가 안정이 쉽지 않은 와중에 공격 긴축을 감행하면 경기가 급격하게 식을 수 있는 탓이다. 로이터통신은 “ECB의 딜레마는 성장과 물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자금 조달 비용을 높여 기업과 가계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ECB는 걷잡을 수 없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에 직면하는 동시에 어려운 딜레마를 보여주는 이탈리아 위기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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