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 체제" vs "특단 대책"..與 당권 주자 '동상이몽'
[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징계받은 이후 여당 내 지도체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이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 힘을 실었습니다.
반면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은 연일 특단의 대책을 강조하고 있는데, 당내 역학 구도를 놓고 저마다 셈법이 복잡한 모습입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추인된 이후,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던 안철수 의원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조기 전당대회론'에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당 대표가 궐위된 게 아닌 만큼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며 지금은 권성동 대행을 중심으로 뭉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의원 : 당 대표 관련한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지금 현재 체제에 대해서 신뢰를 갖고 전적으로 저희가 뭉쳐서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경제 위기 등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서둘러 내분을 수습하고,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안 의원의 이런 발언이 자신의 당권 도전 시간표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여당 내 기반이 아직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안 의원으로선, 지금 당장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보다 시간을 버는 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연일 '조기 전대론'에 불을 지피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세가 강한 영남권 광역단체장과 원내대표까지 거친 김 의원 입장에선, 다른 경쟁자가 영향력을 더 키우기 전에 결전이 펼쳐지길 원할 수 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 :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지지율이 지금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그래도 할 수 없죠, 그냥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는 것이 그게 살아 있는 정당의 모습이냐….]
유력 주자들이 집권 여당의 차기 당권을 거머쥐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당내 '친윤계' 의원들의 도움입니다.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안철수, 김기현 의원 모두 이른바 '윤핵관'의 한 축인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물론, 최근 장 의원은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권성동 대행에게 힘을 실으며, '원조 윤핵관' 사이의 갈등설을 수습하고 있습니다.
[장제원 / 국민의힘 의원 (어제) :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를 결의했고 결의문까지 나왔잖아요. 근데 지금 지도체제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이준석 대표가 스스로 사퇴하거나 최고위원들이 모두 물러나지 않는 이상,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등에 따라 언제든 상황이 돌변할 수 있는 만큼 당내 잠룡들 간 물밑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YTN 김태민입니다.
YTN 김태민 (t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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