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 언제든 반복..결국 원청하청 '기형적 구조'
[앵커]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는 오랜 기간 유지돼온 원청과 하청 사이의 고질적인 구조에서 비롯된 겁니다.
법적으로 원청 회사와 하청 노동자들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지만, 실제 노동 현장에서는 애매한 부분이 많아 이번 파업과 같은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윤성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달 초 임금 정상화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하청 업체와의 교섭으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지만,
[이김춘택 /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사무장 : 투쟁을 하고 이런 상황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원청과 산업은행은 임금인상과 관련해 아무것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 노동자들과 교섭할 의무가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영호 / 대우조선해양 지원본부장 : 협력사와 하청지회와의 교섭은 각 사업장별로 진행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청을 상대로 저희들이 교섭을 할 대상도 법적으로 아닌 사항입니다.]
이처럼 첨예하게 맞서는 이유는 원청과 하청의 기형적인 구조 때문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는 100여 개.
여기에 속한 노동자만 만 명이 넘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하청업체에 공사대금을 의미하는 기성금을 지급합니다.
사업장과 장비, 원자재 모두 대우조선해양이 제공하기 때문에 기성금의 90%가 인건비입니다.
하청업체가 사실상 인력파견회사인 셈입니다.
하청 노동자들이 대우조선해양에서 일하고 임금은 하청업체를 통해 받는 기형적 구조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기성금을 올리지 않으면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도 오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직접 고용하지 않은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 줄 법적 의무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조경배 / 순천향대 법학과 교수 : (원청) 자기들은 법적인 책임 주체가 아니라는 거죠. 그 사람들을 고용한 사람이 아니란 것이죠. 법을 가지고 장난치는 건데 결국 피해를 보는 건 하청업체 노동자들이고 이익을 보는 건 원청업체죠.]
학계와 법조계에서는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수익을 얻는 사용자 즉 원청 책임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병훈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사용자성에 대해서 비단 직접 고용뿐만 아니라 간접고용, 프리랜서 플랫폼까지 포괄해서 그들로부터 수익을 얻는 기업이나 사업체라고 한다면 일정한 사용자 책임을 부과하는….]
우리나라 조선업 하청 노동자는 5만3천여 명, 원청 노동자보다 6천 명 정도나 많습니다.
결국, 원청과 하청의 기형적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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