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품아'의 배신, 아파트 밀집지 사고 더 많았다
[KBS 대구] [앵커]
어린이 보호구역의 교통안전 실태를 집중 점검하는 연속기획, 네 번째 순서입니다.
초등학교 주위의 아파트는 어린이들의 통학거리가 짧아 교통사고에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많은데요,
하지만 KBS가 사고 다발 스쿨존을 확인한 결과, 아파트와 인접한 학교가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품아',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란 뜻으로, 초등학교와 인접한 아파트를 가리키는 부동산 업계 용어입니다.
학교와 가까워 안전하다는 인식때문에 신규 아파트 분양 때마다 학부모들의 인기가 높습니다.
때문에 '초품아'는 비슷한 입지의 다른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최대 5천만 원 정도 더 비싸기도 한데요.
그런데 '초품아'는, 정말 안전할까요?
KBS가 최근 10년 간 스쿨존의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를 분석해 구군별 상위 스쿨존을 살펴봤습니다.
부동산 업계가 꼽는 '초품아' 기준에 따라, 횡단보도를 안 건너도 되거나 통행량이 비교적 적은 왕복 2차로 이하 도로로 아파트와 인접한 학교를 추렸습니다.
그러자 구군별 사고 다발 상위 스쿨존 가운데 '초품아'와 인접한 학교의 비율은 47%, 거의 절반에 달했습니다.
아파트가 많은 구군들을 보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집니다.
달서구와 달성군은 사고 다발 상위 스쿨존 10곳 중 7곳이 초품아 인접 학교로 확인됐고, 수성구와 북구 역시 사고가 빈번한 스쿨존 10곳 중 6곳이 초품아 학교로 나타났습니다.
왜 초품아 지역에 사고가 빈번할까?
직접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2천 6백여 세대의 아파트 단지들이 초등학교를 애워싸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초품아' 동네입니다.
그런데 이 월서초 스쿨존 일대에서는 최근 10년 간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무려 35건 발생했습니다.
대구지역 초등학교 중 가장 많습니다.
대단지 아파트와 상가들이 학교 주변에 밀집해 교통량은 많은데 보행 안전시설이 부족한 것이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대구 달서경찰서 관계자 : "학교에 인접한 블록에, 남(쪽) 북(쪽 도로)에 지금 거의 다 상가가 형성이 돼있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측 정문에는 보도가 없어요."]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한 대구 북구 동천동 일대에서도 어린이 사고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10년 간 동평초 인근에서만 13건, 함지초와 북부초 인근까지 합치면 31건에 이릅니다.
[서예진/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연구교수 : "속도 저감시설 설치와 불법주정차 단속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만큼은 속도를 줄이고 잠시라도 주정차를 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아파트 밀집 지역의 보행 안전시설 보강과 함께 어린이 보행자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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