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전자담배도 간접흡연 피해.."비흡연자와 최소 3m 거리 둬야"

질병청 실험연구 결과

탁 트인 실외에서 전자담배를 피워도 남에게 간접흡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반 종이담배보다 사용 후 미세먼지 농도가 12배 많고 확산 거리도 더 길었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전자담배의 간접흡연 폐해를 막기 위해선 비흡연자와 흡연자 간 거리가 최소 3ｍ 이상 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간접흡연 실외 노출평가 실험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교수팀이 연구를 함께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외 흡연을 가정해 궐련(종이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를 기준으로 각각 3ｍ, 5ｍ, 10ｍ 간격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담배 종류별 연기나 에어로졸이 이동하는 것을 카메라로 촬영해 공기 중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블랙카본 등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 제품 흡연·사용자로부터 3ｍ, 5ｍ, 10ｍ 떨어진 장소 모두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담배 제품 사용 전보다 높았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초미세먼지의 배출 농도가 일반 궐련의 12배에 달했다.

초속 1.8ｍ의 바람이 부는 미풍 환경에서도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은 흡연·사용자로부터 100ｍ 이상 떨어진 곳까지 영향을 미쳤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10ｍ 이상 떨어지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대기 기준 이하로 감소했다.

복합악취 강도는 궐련,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 순이었다. 전자담배가 궐련에 비해 냄새와 불쾌감이 덜했다. 전자담배는 상대적으로 궐련보다 냄새 자극이 덜하지만 블랙카본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제품 사용 후 블랙카본 농도가 사용 전보다 높았고, 공기 중 농도는 궐련, 액상형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 순으로 높았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