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드라기 총리 결국 사임..연정 사실상 붕괴

김미향 2022. 7. 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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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사의를 밝혔던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재차 연립정부 통합을 호소하며 상원 신임 투표에 임했지만, 주요 정당 세곳이 투표를 거부해 드라기 내각의 분열이 확인됐다.

드라기 총리는 신임 투표에서 승리했지만, 지난해 1월 출범한 드라기 내각의 분열이 분명히 드러나게 됐다.

20일 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는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각종 현안들에 직면해 있다"며 연립 정당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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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신임안에 정당 3곳 보이콧
두번째 사표 내자 대통령 수용
국정 혼란에 경제 위기 경고음
20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상원에서 연정 재통합을 호소하며 연설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한차례 사의를 밝혔던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재차 연립정부 통합을 호소하며 상원 신임 투표에 임했지만, 주요 정당 세곳이 투표를 거부해 드라기 내각의 분열이 확인됐다. 드라기 총리가 이튿날 두번째 사표를 제출하자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21일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통령실은 드라기 총리의 두번째 사직서를 받은 마타렐라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리는 이날 대통령을 만나러 가기 전 하원에서 “재임 기간 함께 한 모든 일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포퓰리즘과 극우 정당 등이 모인 거국 내각을 아슬아슬하게 이끌어가던 드라기 내각이 붕괴하면서, 올가을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하루 전인 20일 상원에선 드라기 총리에 대한 신임안이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통과됐다. 하지만 주요 연립 여당 가운데 세 곳이 투표를 거부하는 등 상원의원 다수가 표결에 불참했다. 드라기 내각이 내놓은 민생법안의 지원 규모가 적다고 반대하며 투표를 거부한 ‘오성운동’(M5S)이 이번에도 투표를 보이콧했다. 이어 중도우파 ‘전진하는 이탈리아’(FI)와 극우 정당 동맹(Lega)도 투표를 거부했다. 드라기 총리는 신임 투표에서 승리했지만, 지난해 1월 출범한 드라기 내각의 분열이 분명히 드러나게 됐다.

드라기 총리는 지난 1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시작된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민생지원 법안을 내놓았지만, 원내 최대 의석을 가진 정당 오성운동이 반대하며 연정이 붕괴될 위기에 몰리게 됐다. 20일 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드라기 총리는 “이탈리아는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 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각종 현안들에 직면해 있다”며 연립 정당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정국이 혼미에 빠지면서, 최근 진행 중인 위기와 맞물려 유럽 내 3대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경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여러 정당들의) 드라기 총리에 대한 무책임한 행보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쳐 경제위기로 치닫는 ‘퍼펙트 스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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