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m 물탱크에 수백 명이 올라..단양 '시루섬'의 기적
[뉴스데스크] ◀ 앵커 ▶
50년 전 태풍 베티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중부 지방에 큰 피해가 있었는데요.
당시 남한강의 시루섬이라는 곳에서 주민들이 지름 4미터의 물탱크에 올라가서, 꼬박 밤을 새우며 희생을 면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기적'이라고까지 불렸던 당시의 일을 재현하면서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상기하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허지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대한뉴스 (1972년)] "8월 19일 서울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 폭우로 큰 물난리가 났습니다."
지난 1972년, 태풍 '베티'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물난리는 충북 단양군의 한 섬에도 닥쳤습니다.
자정, 34가구 주민 242명 중 198명이 황급히 몸을 피한 곳은 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던 물탱크 위였습니다.
높이 7미터에 지름은 4미터.
아이와 여성들은 가운데 웅크린 채 남성들은 바깥을 빙 둘러 팔짱을 낀 채 물탱크에 올라섰고, 그 자세로 14시간을 버텼습니다.
[노진국/당시 생존자] "그때 당시 보면 어린애들도 있고 어른도 있었는데, 아주 서서 꼼짝 못하고 서 있었던 거예요."
한 여성이 안고 있던 100일 지난 아기가 압박을 견디다 못해 숨졌지만 물탱크에 올라간 주민 197명은 목숨을 건졌습니다.
물탱크 옆 소나무 원두막에 매달려있던 7명은 결국 물에 휩쓸려갔습니다.
[김순영(64살)·김은자(66살)·김순향(58살)/생존자] "그때는 우선 시간만 가야 하니까 더 이상은 있을 데가 없으니까. 바닥이 다 물에 찼으니까…"
50년 뒤, 시루섬 인근 학교 중학생 197명이 지름 4미터 크기의 단상위에 올랐습니다.
당시 물탱크 생존 주민과 같은 숫자입니다.
인원이 늘어날수록 옴짝달싹 몸을 지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3.2.1 모두가 생존했습니다!"
[김현경/단양중학교 3학년] "저희는 올라가서 3분만 버티는 거였지만 14시간을 어떻게 버텼을지 의문이에요."
마을 전체가 잠기는 물난리를 겪고도 대부분이 살아난 기적 같은 이야기를 통해 시루섬을 관광명소화하고 있는 단양군은 다음 달 사망자들을 위로하는 천도재도 지낼 계획입니다.
MBC뉴스 허지희입니다.
영상취재: 양태욱(충북) / 영상출처: K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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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양태욱(충북) / 영상출처: KTV
허지희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0797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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