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이라 '빼앗은 땅'..100년 만에 후손들에 돌려줬다
늦었지만, 정의는 지켜졌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가 강제로 수용한 토지를 흑인 부부의 자손들에게 돌려줬습니다. 거의 100년 만입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1920년대에 흑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해변 리조트를 짓자 빼앗은 땅입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박수 소리와 함께 한 남성이 문서를 건네받습니다.
98년 전 고조부모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빼앗긴 땅을 이제서야 돌려받은 겁니다.
사업가였던 찰스와 윌라 브루스 부부는 1912년 맨해튼비치 해변에 땅을 사서 '브루스 비치' 리조트를 열었습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당시, 이 휴양지는 흑인들이 자주 이용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1924년 맨해튼비치 당국은 공원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흑인 부부의 리조트 부지를 빼앗았습니다.
[스티븐 브래드퍼드/민주당 상원의원 : 그들은 이웃뿐만 아니라 KKK(백인우월주의 단체)에 괴롭힘과 위협을 당했습니다. 시 당국은 브루스 일가에게 거짓말을 하고 땅을 수용했습니다.]
브루스의 후손들과 활동가들은 오랜 시간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결국 지난해 땅을 반환할 수 있게 주 법률을 개정했고, 지난달 땅을 돌려주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 해변 부지는 약 650제곱미터 규모로 현재 가치는 2천만 달러, 약 262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인명구조 요원의 훈련장 등으로 쓰이고 있는데 캘리포니아 당국은 이제 후손들에게 매년 41만 3천 달러를 내고 이 땅을 빌려 쓰게 됩니다.
브루스 가족들과 활동가들은 이번 반환이 재산을 빼앗긴 다른 피해자들에게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앤서니 브루스/찰스·윌라 브루스 부부 고손자 (증손자의 아들) : 마침내 결실을 맺었습니다. 또 다른 인종차별 피해 가족들도 '아마 우리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입니다.]
(화면출처 : 인스타그램 'justiceforbrucesbeach'·유튜브 '개빈 뉴섬 주지사'·'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영상디자인 : 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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