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퀴벌레' 취급에 최저시급 - 한국 조선업의 현실

박진준 2022. 7. 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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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작업대는 높고, 철판은 무겁고, 용접불꽃은 뜨겁습니다.

조선소는 힘들고 위험한 일들이 많습니다.

이 일들 대부분은 하청 노동자들이 합니다.

하지만 임금은 최저시급 수준입니다.

십 년을 일해도 제자립니다.

버티다 못한 하청 노동자들은 하나 둘, 조선소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조선 업계 불황이 길었던 것도 사실이고, 이번 파업이 어떻게 마무리될진 아직 알 수 없지만 하청 노동자의 임금을 줄여 비용 절감을 하는 이 구조에 변화가 없다면 '조선강국 대한민국'이란 표현, 계속 써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박진준 기자가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소속으로 8년 동안 일하고 있는 노동자.

그는 비조합원입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싶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김OO/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용접 가스라든지 잔여 먼지, 쇳가루, 그 다음 도장을 하게 되면 그 페인트, 유독 가스라든지 그런 부분들이 많고."

위험한 일들은 대부분 하청 노동자들이 떠맡습니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합니다.

에어컨은 당연히 없습니다.

[김OO/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화기라든지 가스가 있거나 하면 다른 업체들이 이제 일을 못하게 해야 하는데 빨리빨리 맞춰야 하다 보니까 전부 다 집어넣고…."

돈은 얼마나 받을까? 김 씨의 2월 급여명세서.

야근과 잔업, 휴일 특근까지 다 합해 264시간.

초장시간 노동입니다.

월급 계산은 간단합니다.

최저 시급인 9,160원에 일한 시간을 곱하면 끝.

241만원입니다.

4대보험을 공제하면 손에 쥔 건 219만 원입니다.

연봉 3천만원도 안 됩니다.

아파트 관리비, 세금, 식비, 아기 병원비, 분유와 기저귀값.

번 돈은 그대로 다 나갑니다.

월급 올려줬다는 사측의 주장에 답답할 뿐입니다.

[김OO/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2022년 올해 기준으로 최저 시급이 이제 9,100원대로 됐어요. 근데 그 인상 폭이 5% 정도 되거든요. 최저 시급에서 최저 시급으로 된 거예요. 하청 업체는 무조건 시급 아니면 일당이거든요."

열심히 버티면 좀 나아질까?

15년차 동료 반장의 월급명세서를 보니 시급 10,600원.

고작 1천5백원 더 받습니다.

[김OO/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이게 시급이에요. 자기가 비전이 있어서 나는 여기서 꿈을 가지고 살겠다 하고 오는 사람이 없는 거죠."

워낙 월급이 적다 보니 주52시간을 지키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안준호/대우조선 하청노조 부지회장] "52시간만 일해서는 살 수가 없는 구조인 거예요. 그런데 이 52시간이 지켜지려면 임금 인상도 그에 따라서 조금 해주고 이렇게 돼야 52시간만 살아도 되는데."

파업을 바라보는 정규직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정규직들의 단체 카톡방.

하청 노동자들을 '하퀴벌레'라고 부르고, 차라리 다른 데로 다 사라지라는 말들이 오갑니다.

하청 노동자들은 더 버티지 못하고 하나둘씩 거제를 떠나고 있습니다.

[김 씨/하청 노동자] "'안 가면 안되겠냐, 다시 한 번 우리 잘해보자.' 이게 정상인 문화잖아요. 근데 '그래. 잘 생각했다 가서 돌아오지 마라.' 이런 말이 나오는 게 직장이 잘못된 거 아니겠습니까?"

MBC뉴스 박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신영/영상편집 :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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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신영/영상편집 : 조아라

박진준 기자 (jinjunp@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0775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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