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잘 피했는데" 재확산에 벌벌 떠는 '네버 코비드족'
대전시 서구 괴정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54) 씨는 최근 여름휴가 계획을 취소했다. 자녀 등 일가족은 코로나19에 한 번도 확진된 적 없는 이른바 '네버 코비드(Never COVID)족'이지만, 거세지는 확산세 속에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어떻게든 지난 2년을 잘 버티긴 했지만 이젠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며 "곧 다음 차례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최강변이 BA.2.75, 일명 '켄타우로스'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등 최근 들어 거세진 확산세 속에 '네버 코비드족'이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폭증하는 확진자 중 상당수가 첫 감염인 것으로 확인된 탓이다. 느슨해진 방역 긴장감도 우려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누적 확진자는 1900만 9080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 중 36%에 해당하는 수치로, 아직까진 국민 10명 중 6명이 미감염자인 셈이다.
이와 달리 가파른 확산 속도에 따라 더 이상 감염병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간 확진자 추이만 보더라도 이달 첫째 주 11만 1000여 명, 둘째 주 23만 여명을 기록하는 등 일주일 단위로 신규 확진자가 2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대덕구 오정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정 모(31) 씨는 "2년여 만에 1박 2일로 해수욕장에 놀러 갈 계획을 짜며 들떴는데 모두 허사가 됐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전환되면서 방역 긴장감은 느슨해졌지만 더블링 현상은 무섭도록 이어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최근 급증하는 감염자 중 97%가 첫 확진자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네버 코비드족'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사례가 차지하는 비율은 2.88%로 집계됐다. 약 97%가 첫 감염자인 것이다.
이달 들어 코로나19 첫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대학생 도 모(28) 씨는 "불과 지난달만 하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끝까지 피해간 탓에 지인들 사이에서 '슈퍼 면역자'가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왔다"며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데다가 켄타우로스 변이까지 우세종이 돼 가는 등 심상치 않은 상황에 따라 결국 확진 판정을 피하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개인 방역에 더욱 더 철저한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 회장은 "경증·중증 치료제가 잘 준비된 데다가 대유행에 대비해 치료 입원실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으니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개인 위생 및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견될 시 즉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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