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침원 근무태만에 수도요금 폭탄..담양 군민 '부글'
[KBS 광주] [앵커]
담양군 주민들이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이 넘는 수도요금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검침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미납요금이 한꺼번에 청구된 건데, 요금을 내란대로 냈던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수도요금 미납자가 됐습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담양의 한 시골 마을입니다.
최영춘 할아버지는 지난달, 수도요금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혼자 사는 집의 수도료가 백 46만 8천 원이 나온 겁니다.
[최영춘/피해 주민 : "아들이 전화하니까 (군청에서) 뭐라고 했는지 몰라도 수도요금이 무조건 많이 나온다고 하니까 촌에서 깜짝 놀랐지."]
같은 마을의 서현자 할머니도 평소보다 열 배 이상 뛴 요금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서현자/피해 주민 : "만 원도 잘 안 나왔거든. 그런데 그렇게 느닷없이 15만 원씩 나와버리니까 깜짝 놀랐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 치 미납 요금이 한꺼번에 부과된 겁니다.
지난달, 담양에서 약 2천 세대가 수도료 '폭탄 고지서'를 받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수도 요금은 검침원들이 집마다 설치된 수도 계량기를 직접 보고 매기는데, 검침원 5명이 수년간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3개월 평균치로 사용량을 기재한 사실이 밝혀져 뒤늦게 미납 요금을 청구한 겁니다.
심지어 일부 검침원은 수도요금을 대신 내달라며 준 주민의 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액만 8백만 원에 달합니다.
담양군은 감사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검침원 5명을 중징계했습니다.
[담양군 물순환사업소 관계자 : "근무태만한 검침원에 대해서는 저희 들이 형사고발할 계획으로 있고요. 그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추진할 계획으로..."]
10년 치 미납액은 6억 원, 10년 동안 제대로 관리·감독이 안됐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담양군은 이 중 법적으로 징수 가능한 최근 3년 치 요금, 2억여 원을 징수할 계획입니다.
요금을 내란대로 꼬박꼬박 냈던 주민들은 군청의 관리·감독 소홀로 미납자 신세에 요금 폭탄 고지서를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