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전 비명계 단일화" 제안..97그룹 '동상이몽'

류정화 기자 2022. 7. 2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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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민주당 소식입니다. 이재명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올랐습니다. 97그룹의 강병원 의원이 '컷오프' 이전에 비 이재명 단일화를 하자는 공식 제안을 했는데요. 설훈, 박용진 의원은 동의했지만, 다른 후보들의 의견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어대명',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란 말이 나오는 민주당 전당대회,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한 여론은 엇갈립니다. '여론조사 공정'의 오늘 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3%, 부정 평가는 47.8%, 1.5%p차로 팽팽했습니다. 이 의원의 당선 가능성과는 별개로 출마에 대한 여론이 나뉘는 겁니다. '친문계'이자 '97그룹' 의 일원인 강병원 의원은 오늘 이 의원만 빼고 예비경선 즉, 컷오프 이전에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고 7명이나 나왔다는 것은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위기감이 모두들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컷오프 이전에 우리 모두가 정말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라는 큰 방향을 선언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 이후에 97(그룹) 둘이 살아남든, 셋이 살아남든 단일화를 해서 뜻을 실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 예비경선은 딱 일주일 남았는데요. 28일 오후 1시에 후보자들의 연설을 들은 뒤 오후 6시에 결과가 발표가 됩니다. 당 대표 후보 8명 중 3명만 본선 행 티켓을 거머쥐게 되는데요. 지금 가장 유력한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면, 2명이 더 본선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 두 명이 누가 되든 이 의원에 맞서도록 힘을 실어주자는 제안입니다. '97그룹'의 일원 박용진 의원도 적극 동의하고 나섰는데 이 의원을 향해 '쇄신 대상'이라고 곧바로 쳤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저는 이재명 후보가 혁신의 주체이기보다는 쇄신의 대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냥 누가 흘린 지갑 주워가듯이 우리 당의 당 대표가 되는 것도 당으로서도 행복하지 못한 일이고 이재명 후보 본인에게도 매우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의원의 대항마로 '97그룹' 즉, 90년대 학번 70년대 생 들이 주목받고 있죠. 양강 양박 의원들, 이 네 사람인데요. '97그룹'이라는 것 외에도 재선 의원이라는 공통점이 또 있었습니다. 오늘 재선 의원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어대명'과 '단일화'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네 사람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 차 이렇게 갈리죠. 공격은 이 의원과 가까운 박주민 의원에게 집중됐습니다. 이재명 캠프에 몸 담았고 출마 당시부터 이 의원과의 친분을 강조했는데 같은 당 대표 후보임에도 '러닝메이트'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는 겁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왜 박주민 의원님을 이재명 후보의 러닝메이트라 이렇게 평하는 글들을 보게 됩니까? 책임정당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장수가 뭔가 국민 앞에 사죄하고 본인의 패인을 분석하고 (해야 하는데) 특정인에게 패배 책임을 묻지 말자라고 하니까 '러닝메이트 아니야?' 이런 오해가…]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한두 명이 같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처럼 평가하는 것은 저는 오히려 편한 평가고요. 타자화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다 같이 좀 반성해서 아래부터 뿌리부터 바닥부터 싹 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주당이. 그런 차원에서 제가 그렇게 말씀을 드린 거고…]

박주민 의원은 '97그룹' 내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이 가장 미온적인 사람입니다. 오늘은 "단일화에 열려있다"는 발언도 했는데 박용진 의원은 박주민 의원을 향해, 이재명 의원과 단일화를 할 생각도 있느냐고 몰아붙였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민주당의 변화를 위해서라면 이재명 의원과도 단일화하실 생각이 있으신 겁니까?]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단일화라는 것이 논의되려면 필요한 부분들이 전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가치라든지 또는 당의 혁신 방향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접점이 있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부분을 찾기 위한 대화의 과정이나 이런 것들 거쳐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오늘 재선 의원 토론회에선 검수완박 국면에서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도 쟁점이 됐습니다. 민 의원은 당에 복당 의사를 타진했다고 하는데, 당헌 당규상 탈당 후 1년 간은 복당이 어렵죠.민 의원은 최근 이재명 의원이 광주에서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도 참석했는데요. 최근 민 의원이 탈당하고 법사위 안건조정위 참여에 대해 따지는 헌법재판소 권한 쟁의심판이 있었는데, 여기에 참고인으로 나서 진술한 박주민 의원이 질문의 타깃이 됐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입니다. 당 지도부가 되면 이 문제가 가장 현안입니다. 이재명 의원은 아마 좀 다르게 생각하시는 거 같고 광주 방문 행사에서도 두 분이 같이 서 있는 모습을 봤었습니다.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 당헌·당규상의 특례조치를 취하실 건지?]

박 의원은 "당헌 당규에 그런(복당) 내용이 있으면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요. 민 의원의 진심을 봐야 한다고 감쌌습니다. 꼼수냐, 정치적 판단이냐는 구분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만약에 민형배 의원이 본인이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더라고요. 그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탈당을 했다면 그걸 꼼수 탈당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냐, 아니면 정치적 판단이라고 불러야 되는 것이냐 그런 부분도 감안을 해야 된다라고…]

97그룹 내에서 단일화에 대한 또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도 있죠. 강훈식 의원입니다. 단일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어디까지나 컷오프 이후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오늘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는데요.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고 컷오프 이후에는 당연히 그걸 열어놓고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당시엔 이재명 선대위의 '전략기획본부장'이었던 강 의원, 지방선거에서의 이재명 책임론을 재기했지만요. 오늘은 이 의원에 대한 '사법리스크'라는 용어, 전당대회에서 쓸 표현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친문계'를 겨냥했습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 소위 사법 리스크라는 이야긴데요. 정확한 조사와 아니면 탄압을 구분하는 눈이 있어야 될 것이고, 그 부분에 우려들도 많이 있다라는 것도 잘 압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 저는 이 정치 탄압, 그리고 부당한 공세. 저는 충분히 맞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그런 부분에서 맞서 싸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현실화됐을 때도 우리는 대비하고 있어야 되고 당 대표라면, 특히 그런 부분들도 대비하고 있는 게 저는 맞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토류, 어차피 토론은 류 실장이죠. '97그룹' 재선 의원들의 토론회를 보고 있으니 '97그룹'이라고 묶이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각이 달랐는데요. 단일화 가능할지, 좀 지켜보도록 하고요. 강병원 의원이 수면 위로 올린 '비 이재명' 단일화,, 97그룹 외에 설훈, 김민석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에게도 함께 제안한 거였습니다. 현재로선, 단일화에 대한 입장, 조금씩 갈리는데요. 97그룹 밖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단일화를 가장 환영하고 나선 사람은 역시 '이재명 저격수' 설훈 의원이었습니다. 분열의 씨앗은 결국 '공천권'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는데요.

[설훈/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재명 의원에 반대하는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은 수박이라고 표현하는데 '수박들은 다 깨버려야 한다' 이런 얘기들을 하거든요. 그게 이제 이재명 의원의 뜻이 반영됐는지 안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어쨌든 그런 입장들이 굉장히 강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도 연일 문제제기 하고 있죠. 오늘도 "여러 가지 들은 얘기가 있다"고 슬쩍 흘렸습니다. 경찰은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선 다음 달 중순쯤 수사 결과가 나올 거라고 못 박았죠.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수사결과를 내놓는단 말에 민주당 내 여론이 술렁였는데요. 설 의원은 수사결과를 빨리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설훈/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여러 가지 들은 얘기가 있는데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기에는 좀 그렇죠. 수사해 본 결과 아무것도 없다면 없는 대로 처리를 해야 되고, 수사한 결과가 있으면 이건 이만큼 책임져야 한다고…]

설 의원의 잇단 비판, 친명계에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대선 당시 설 의원이 "오해였다" 사과한 부분도 있었는데, 다시 '사법리스크'라고 문제 삼는 건 설 의원이 내세우고 있는 '김대중 정신'엔 어긋난단 겁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9일) : (설훈 의원이) '이재명 후보의 연설과 그동안의 발언을 들어보니 오해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미안하기도 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그 시점이 지나가고 나서 전당대회가 되니 다시 대장동을 가지고 사법 리스크라고 얘기를 하면, 상황과 목적에 따라서 말이 좀 달라지는 것 같은데 평소의 설훈 의원 같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는 아니다.]

97그룹 밖에서 강병원 의원이 제안한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후보들도 있었습니다. 김민석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입니다. 86그룹 주자 김 의원과, 86그룹을 넘어서자고 주장하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이 '단일화'에 대해선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입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단일화라는 공학적인 것이 먼저 앞서는 것은 저는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봅니다. 제가 비교적 선거를 치러보기도 하고 전략과 관련된 일을 해보기도 하고, 또 정치를 떠나 있어 보기도 하고 했는데, 저는 선거나 정치에서 전략이나 공학은 사실은 큰 의미가 별로 없다고 보는…]

[이동학/더불어민주당 의원 : (친명·비명)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민주당은 혁신이 되는 것입니까? 정치를 이분법으로 가르고, 우리 안에서도 폭력적인 일부 팬덤에 편승하는 정치인들이 당원과 지지자들을 갈라놓았습니다. 그것에 대한 반성과 고백 없이 민주당의 미래도 없습니다.]

'비 이재명' 단일화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오늘 국회에 출석한 이재명 의원은 관련 질문에 침묵을 지켰습니다. 다만 이 의원 측에선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단 보도가 나왔는데요. 이 의원과 가까운 정성호 의원은 당을 개혁할 사람은 이재명 뿐 이라며, 다시 한 번 힘을 실었습니다.

[정성호 (쓴터뷰 / 음성대역) : 170석 거대 야당임에도 지금 윤석열 정부의 국정 혼란, 독선과 오만한 행태들을 지적하지도 견제하지도 못하고 있고 오히려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재명 외에 누가 이 당을 혁신할 수 있겠는가.]

이재명 의원, 오늘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권성동 직무대행의 교섭 단체 연설에 "남 탓"을 했다고 쓴 소리를 한 것 외에 당내 논쟁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로우키 대응을 하는 모양샌데 '비 이재명계'에서 '단일화' 논의를 본격적으로 띄운 만큼, 민주당 전당대회 어떤 논의가 오갈지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컷오프 D-7…"이재명 빼고 단일화" 97그룹 동상이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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