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소통이란?..하태임의 '컬러 밴드'
[EBS 뉴스]
일명 '컬러 밴드'로 잘 알려진 작가, 하태임입니다.
그의 작품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오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프랑스에서 9년 동안 유학을 하게 되는데요. 프랑스에 가기 전에 제가 저희 아빠를 잃게 되는 경험을 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빠가 떠나시고 완벽한 소통의 단절을 경험했던 것 같아요."
아버지의 부재와 유학 생활의 외로움, 여기서 비롯된 '소통'에 대한 갈망.
"'진정한 소통이란 언어나, 문자나, 문화나 그런 것들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정말 문자를 지우는 행위에 주목을 하게 돼요."
지우개로 지우듯이 캔버스를 뒤덮는 반복적인 붓질.
손의 궤적을 따라 형성된 완만한 곡선의 '색띠'.
"말 그대로 지우는 행위들이 쌓여진 게 '컬러 밴드'거든요."
"비언어적인 도구로 인해서 진정한 소통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색에 그 중심이 옮겨가는 것 같아요."
겉에서 보이는 건 화사한 색채의 향연.
"하얀색이라고 하면 저한테는 이전 것을 지우는 가장 유용한 색깔."
"노란색은 찬란한 기억이라고도 생각을 하고…."
"저는 연두색, 초록색, '그린색'을 좋아해요. 가장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생명을 부여하는 색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 속에 담긴 색으로 빚어낸 '통로'.
"인어공주가 사랑하는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서 마녀한테 목소리를 팔고 다리를 얻게 되거든요."
"저는 이제 색깔을 얻기 위해서 형태를 표현하려는 어떤 의도나 쾌를 포기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장 어떤 최절정의 어떤 순간으로 인도하는 통로가 아닐까라는 그 염원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진정한 소통을 찾기 위한 하태임 작가의 여정.
그 원동력은 바로 '용기'입니다.
인터뷰: 하태임 / 작가
"처음부터 제 작품을 좋아하지는 않으셨거든요. '왜 그렇게 그리냐,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안 팔린다' 이런 얘기들을 되게 많이 하셨는데 저는 고집스럽게 제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을 했었던 것 같아요."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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