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우크라 전쟁발 식량난 해소될까?

김귀수 2022. 7. 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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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닥쳤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창 지대인데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의 주 수출 통로인 흑해 바닷길을 러시아가 막았기 때문인데요.

우크라이나 곡물 반출을 위한 협상이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를린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김귀수 특파원, 곡물 반출을 위한 협상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지난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이 4자 협상을 벌였는데요.

여기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스탄불에 항로의 안전 보장을 위한 조정센터를 설립하고, 곡물 수출입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이란 테헤란에서 러시아, 튀르키예, 이란 3자 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곡물 수출 문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들어 보시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로도 이미 좋습니다."]

[앵커]

이번 주에 최종 합의가 기대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주 안에 다시 회담이 열리고, 그 자리에서 세부 사항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전 항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항구 출입 검문소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등의 문제들인데요.

세부 사항이 정리가 되면 최종 합의문에 서명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즉,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대량 반출이 곧 시작될 수도 있다는 뜻인데요.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 흑해 항을 통해 수출량의 80%를 운송했습니다.

하지만 침공 이후 러시아가 흑해를 봉쇄했고, 우크라이나는 열차나 다뉴브 강을 통해 곡물을 운송했지만 반출량은 예년과 비교하기 어려웠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묶여 있는 곡물은 2,500만 톤에 이르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협상이 막바지라고 하는데, 우크라이나 측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협상 타결을 제일 바라는 쪽은 우크라이나입니다.

세계 최대의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데, 그 곡물들이 창고에 기약 없이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종 서명을 하기까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문제에서 러시아가 판을 깰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선박 검색의 범위나 방법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곡물 선박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반입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우크라이나 외무장관 : "(곡물 반출이) 합의가 되고,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해제하는 데 동의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외교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에는 어떤 것도 합의된 게 아니다'."]

[앵커]

곡물 협상이 잘 타결되면 세계 식량난도 숨통이 좀 트일 것 같은데요.

이 협상이 평화협상으로 진전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협상을 시작으로 대화의 물꼬가 터지길 기대하는 거죠.

하지만 양측의 반응을 보면 평화협상의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진 않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협상에 관심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3월 29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평화협상 이후 어떤 접촉도 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금 협상이 재개된다면 3월에 논의됐던 것들과는 조건이 전혀 다른 것들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민간지역에 의도적으로 미사일을 퍼붓고 있는 상대와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최근 러시아의 민간 지역 미사일 공격으로 150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는 게 우크라이나의 주장입니다.

러시아가 원하는 건 우크라이나의 항복이라면서, 그건 대화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전쟁을 끝내는 이상적인 방법은 푸틴 대통령의 철군 명령이겠지만 기대하기 힘들고, 러시아가 전쟁에서 져야만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의 말입니다.

[드미트로 쿨레바/우크라이나 외무장관 : "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러시아를 격파하고 합리적 의미의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하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또, 영토를 양보하는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평화협상 테이블에 양측이 앉는 모습을 보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인수 이현모

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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