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염' 유럽, 2050년까지 에어컨 1억6천만대 팔릴 듯

이병훈 2022. 7. 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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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폭염이 찾아온 유럽에서도 집집마다 에어컨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한 '여름전쟁'을 펴낸 작가이자 환경운동가 스탠 콕스는 WP에 "지금 유럽인들이 에어컨을 구입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면서도 "(유럽인들은) 지난 2003년 유럽 폭염이 몇 세기에 한 번씩 일어나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20년도 안 돼 다시 공격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폭염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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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2050년 유럽 에어컨 두 배 넘게 팔릴 것"
英, 佛 가정 에어컨 보유 비율 5% 불과

사상 최악의 폭염이 찾아온 유럽에서도 집집마다 에어컨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30여년 간 에어컨이 1억6000만대 넘게 팔릴 것이란 예상이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연합의 에어컨 수가 2019년 1억1000만대에서 2050년에는 2억7500만개로 두 배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쾰른에서 물 호스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쾰른 AFP=연합뉴스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유럽 가정에서 에어컨은 흔한 가전제품이 아니다. 영국 정부 추정에 따르면 영국 가정의 5% 미만이 에어컨을 설치했다. 업계는 독일과 프랑스 가정의 에어컨 보유 비율도 각각 3%, 5%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 가정에 에어컨 설치 비율이 극히 적은 이유는 더운 여름에도 폭염 수준의 더위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이나 프랑스의 7월 최고 평균 기온은 25도 안팎에 불과하다. 한국의 같은 달 최고 평균 기온은 30도 수준이다. 비교적 낮은 습도로 체감온도도 높지 않다.

WP는 “유럽 국가는 여름이 온난하지만, 미국 남부 수준으로 높은 기온에 도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영국에서 집은 전통적으로 온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지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유럽에서 40도를 넘나드는 최악의 폭염이 찾아오며 유럽에서도 에어컨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기상 관측 사상 처음으로 40.3도를 기록했으며, 프랑스는 서부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낮 기온이 40도가 넘는 지역들이 나타났다. 남부 유럽 국가 포르투갈은 지난주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치솟았고, 스페인도 45도를 웃도는 폭염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 대륙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에펠탑 샤요궁 앞 분수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파리=뉴스1
영국 소매업체 세인즈버리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이동식 에어컨 판매가 일주일 간 2420% 증가했다. WP는 영국의 일부 중앙집중식 에어컨(이른바 시스템 에어컨) 업체들은 가을까지 시공 예약이 마감됐다고 전했다.

WP는 “유럽에서는 그간 미국의 에어컨 의존을 과잉이라며 조롱해왔다”며 “이제 유럽의 일부 사람들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에어컨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을 계기로 증가하는 유럽의 에어컨 보급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EA는 에어컨 수요 급증으로 인해 에너지 소비량이 공급 수준을 넘어서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어컨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한 ‘여름전쟁’을 펴낸 작가이자 환경운동가 스탠 콕스는 WP에 “지금 유럽인들이 에어컨을 구입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면서도 “(유럽인들은) 지난 2003년 유럽 폭염이 몇 세기에 한 번씩 일어나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20년도 안 돼 다시 공격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폭염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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