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거기간 집회 금지' 조항 위헌 결정..참여연대 "환영"

확성장치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는 합헌..입법 목적 정당성 인정
참여연대 "유권자 표현의 자유 확대해야..선거법도 개정해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21일 오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류석우 기자,박우영 기자 = 선거 기간에 집회를 금지하는 현행 공직선거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시민단체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기간 동안 유권자들을 입막음 해온 것은 물론 다양한 정치적 표현들을 과도하게 제약해 수많은 '선거사범'을 탄생시킨 독소조항이 뒤늦게나마 사라지게 됐다"며 환영 입장을 내놨다.

이어 "이번 헌재 결정은 유권자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온 시민운동의 성과"라며 "국회 또한 최대한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선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서 검찰과 법원은 낙선 대상 후보자 선거사무소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과 피켓 등을 문제 삼아 2016총선시민네트워크 시민활동가들을 무더기로 기소하고, 유죄판결했다"며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문제적 후보에 대한 공천 반대나 낙선운동, 정책선거와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것은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91조1항(확성장치 사용제한)에 대해 합헌 판단이 나온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참여연대는 "정당이나 후보자와 달리 현재 유권자에게는 선거운동을 위한 확성기 사용이 일체 금지돼 있는데, 통상적인 기자회견에서 의사표현을 위해 사용하는 수준의 확성장치조차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헌재는 방송인 김어준씨(54)와 주진우 전 기자(49)가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이 선거운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에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추상적인 위험성을 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에 의해 보호되는 법익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부인될 수 있는 경우라면, 입법자는 전면 금지가 아니라 집회나 모임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방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이 선거운동의 자유 등 정치적 표현의 자유 및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금지하는 심판대상조항은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수단으로서 불가피한 규제이므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