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어려운 게 아니었네..OLED 배터리 줄줄이 비상

이승훈,정유정 2022. 7. 2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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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전분기보다 10% 하락 전망
경기 침체로 소비 여력 줄고
재고 일수 늘어 주문량 감소
패널 공장 가동률 70%로 뚝
배터리는 車수요 위축 우려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배터리 등 주력 산업 곳곳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고물가, 고환율 등이 겹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계획된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체마다 선제적인 재고 관리에 나서고 있다.

21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의 3분기 가격 하락폭이 2분기 대비 8~13%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수급 균형의 급격한 악화에 따른 영향으로 하락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폭을 3~8%로 전망했지만 이를 더욱 확대한 것이다.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트렌드포스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3분기에 가격이 10%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또한 당초 전망치인 3~8%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다. D램은 주요 업체들 간 가격 경쟁이 촉발되면 하락폭이 10%를 훌쩍 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가격 하락 전망을 2000년 이후 진행된 다섯 번째 반도체 호황 국면이 저물고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과 수요 둔화 등으로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직면했다가, 코로나19가 촉발된 2020년부터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시장은 2020년 초 이후 현재까지 9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재고일수가 늘어나는 등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또한 불황 조짐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해 연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폰 매출이 지난해보다 16% 줄어든 3170억달러(약 415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DSCC는 소비자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면서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OLED 패널 구매량을 한 자릿수 또는 두 자릿수 줄였다고 밝혔다. 올해 연간 OLED 스마트폰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5% 감소한 5억9200만개로 예상된다.

TV 시장도 예년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을 2010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억879만대로 집계했다. OLED TV를 앞세운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체의 패널 수요가 약화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의 패널 생산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디스플레이 업계의 패널 공장 가동률이 전기 대비 7.3%포인트 줄어든 7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 업계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다. 최근 배터리 주요 원자재인 니켈·코발트·망간 등 주요 광물 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나 리튬 가격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당 455.5위안으로, 1년 전 가격인 ㎏당 80위안보다 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업계는 전반적인 자동차 수요 위축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원자재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신차 가격이 인상되는 '카플레이션'이 발생한 데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자 수요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할 경우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둔 배터리 업계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승훈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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