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에 맞서는 '철권'?..권성동 체제 앞, 복잡한 이합집산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유설희 기자 2022. 7. 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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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위)와 김기현 의원, 장제원 의원, 안철수 의원(시계 반대방향).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대표의 직무까지 대행하는 현재의 지도체제를 두고 차기 유력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1일 “권 직무대행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며 권 대행 체제를 옹호한 반면 김기현 의원은 현 체제가 “최선의 선택이냐”며 ‘흔들기’를 이어갔다.

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당은 의원총회에서 결의한 대로, 현 당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 직무대행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 지도부를 포함한 집권당의 구성원들이 모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모범을 보이고, 내부에서부터 일치단결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현 체체로의 결집을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안 의원은 지난 11일 향후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중진모임과 의원총회에서 권 대행 체제를 지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와 달리 현행 직무대행 체제를 ‘최선’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권 원내대표가 맡고 있는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체제는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 결과로 나온 것이고, 저는 그 해석이 옳다고 본다”면서도 “당헌당규에만 부합하면 국민여론에 부합하는 것이고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이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상황이) 1년 반 남은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냐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롭게 당 대표를 뽑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입장 차는 차기 당권을 준비하는 두 사람이 처한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안 의원은 여러번 대선에 도전해 국민들의 인지도가 높은 반면 국민의힘에 소속된지 얼마되지 않아 당내 기반이 약하다.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가 고루 반영되는 전당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려면 당내 기반을 더 닦아야 한다. 현재의 권 대행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 더 낫다는 의미다. 안 의원은 자신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정점식·김윤)이 임명되기 위해서도 권 대행의 도움이 필요하다. 안 의원과 권 대행이 손잡는 ‘철권’(안 의원과 권 대행) 연대가 거론되는 이유다.

안 의원은 초·재선 의원들과 차례로 오찬과 만찬을 하고 있다. 최근 안 의원을 만난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조직의 맛(중요성)을 제대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원내대표를 지낼 만큼 당내 기반이 있는 김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면 불리할 것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상징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중 장제원 의원과 최근 만남이 잦으면서 ‘김·장’ 연대설이 제기된 상황이다.

현 체제에 대한 위기 극복방안은 백가쟁명식으로 분출 중이다. 당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당헌당규 위반을 근거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반대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조 의원은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집권당이 대표와 원내대표가 쌍두마차가 돼서 전력질주를 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1인 체제로는 기본 일정 소화도 안된다”며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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