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70년 만에 치타 복원 나서.. "맹수 4대 천왕 품은 동물의 왕국 될 것"
사자·호랑이·표범까지 야생에 아우른 지구상 유일 지역 돼
지구 생태계 지도에서 인도는 매우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고양잇과 맹수의 ‘빅3′라고 할 수 있는 사자·호랑이·표범이 모두 야생에 살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표범은 동아시아에서 남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골고루 분포한다. 호랑이는 동남·동북아시아와 인도에 서식한다. 반면 사자는 아프리카를 제외하고 모든 대륙에서 사라졌고, 인도 기르 숲에 극소수가 남아있다. 그래서 고양잇과 대형 맹수 세 종을 품을 수 있었다. 이런 인도가 또 하나의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고양잇과 대형맹수의 일원이자 스피드의 제왕인 치타를 70년만에 야생에 복원키로 한 것이다. 인도 정부가 1952년 공식 멸종한 치타 복원을 위해 다음달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여덞마리를 들여오기로 했다. 이들은 마드햐 프라데시주의 쿠노팔푸르 국립공원에 방사될 예정이다. 이곳은 치타가 좋아하는 초원 등이 많아 최적의 서식지로 꼽혀왔다. 공식 방사행사는 인도 독립 75주년에 맞춰 성대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영국 BBC는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치타 복원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해왔다. 이미 사라진 멸종 동물이자 대형 맹수인 치타를 복원하는 작업이 타당성이 있는지 대법원의 판단까지 거쳤다.
치타는 지금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맹수로 알려져있지만, 예전에는 서식지가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인도와 중앙아시아까지 뻗어있었다. 그러나 아프리카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모두 자취를 감추고 지금은 이란에만 극소수 개체가 살아남아있다. 이란은 정부 차원에서 치타를 국보급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보호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숫자가 급감하고 있어 멸종위기가 코앞에 닥쳤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도는 오래 전에 아프리카 국가가 아닌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이란으로부터 치타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란 정정 불안 등의 요인으로 성사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사를 계기로 인도는 치타를 장기적으로 생태계 최고 포식자의 위치로 격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호 정책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지리산 반달곰 복원과 비슷한 측면도 있는 인도의 야심찬 치타 증식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둘 경우 인도는 고양잇과 맹수의 4대 천왕을 모두 야생에 보유하게 된다. 인도에는 시베리아호랑이보다는 몸집이 작은 벵골호랑이, 한반도등에 살았던 아무르표범보다 덩치가 왜소한 인도표범(레오퍼드), 아프리카 사자에 비해 다소 아담한 몸집의 인도사자 등이 서식한다. 곰(느림보곰)도 있고 거대한 몸집과 사나운 성질로 악명높은 인도들소(가우르)까지 있다. 인구대국 못지 않은 동물의 왕국 면모도 뚜렷하다.
인도에 고양잇과 4대 천왕이 모두 살게 되더라도, 이들의 서식구역이 서로 떨어져있기 때문에 야생에서 만나는 경우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종종 아프리카 사바나에서는 사자가 먹잇감을 놓고 다투는 표범이나 치타를 습격해 죽이는 일이 발생한다. 고양잇과 대형맹수로는 이들 네 종류와 함께 재규어와 퓨마 등 총 여섯종류가 꼽힌다. 이른바 ‘6대 천왕’인 셈인데 이 중 네 종류가 육지로 연결된 유라시아·아프리카 대륙에 분포하고 재규어와 퓨마는 대양으로 떨어진 아메리카 대륙에만 있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사파리 공원을 조성하지 않는 이상 이 여섯 종류가 야생에서 맞닥뜨릴 가능성은 애당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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