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지주회장 만났지만..취약차주 지원 '관치' 논란 봉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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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취약계층 부채에 대해 금융기관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취약계층이 어려운 만큼 정책당국과 협조하겠다"며 "차주별로 단계적 분할 상환하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이 소상공인에도 좋고, 금융기관 건전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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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기·소상공인 대출연장·상환유예 발표
실행은 민간자율 맡겨져..당국 일방추진 논란
금융당국이 취약계층 부채에 대해 금융기관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출금리를 낮추고 원리금 감면 조처를 모색하라는 것이다. 대출금리 급등으로 수익이 많아진 금융기관이 부담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인식과 ‘관치 금융’이라는 은행들의 불만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1일 5대 금융지주회장단과 취임 후 첫 회동을 갖고 “최근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 상황에서 대응 여력이 미약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이행에 대해 금융권이 정확하게 내용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의 협조 요청은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떠넘기기 논란이 일어서다. 정부는 지난 14일 오는 9월 말 종료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에 대해 10월부터는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지원을 이어나가는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소상공인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거나 상환이 어려운 부실 채권을 매입할 테니, 금융기관은 차주가 원할 경우 최대한 금융지원을 연장해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발표 직전 금융권과 충분히 상의했다고 밝혔으나 일부 기관들은 협의가 없었다고 밝히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금융지주 회장들은 일단 김 위원장의 요청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취약계층이 어려운 만큼 정책당국과 협조하겠다”며 “차주별로 단계적 분할 상환하는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이 소상공인에도 좋고, 금융기관 건전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경제 상황 악화로 민생 어려움이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자체적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잘 지원해 말에 그치지 않고, 어려운 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국민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금융부문 민생안정 대책과 관련해 민간이 사회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권에 규제 혁신을 당근책으로 제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규제 개혁의 성패는 현장에서 얼마나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전략적 과제를 발굴하여 제시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제안된 과제에 대해서는 속도감 있게 검토해 구체적인 결과물로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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