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애인보호작업장서 교사가 6개월간 장애인 성폭행..같은 건물서 범행해도 '아무도 몰랐다'

고귀한 기자 2022. 7. 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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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통해 6개월 만에 발각..경찰, 50대 男 입건
성범죄 일러스트.

광주광역시의 한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50대 남성 교사가 30대 여성 중증장애인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사는 작업장 건물 등에서 6개월 동안이나 성범죄를 저질렀지만 아무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경찰은 장애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광주의 한 장애인 보호작업장 전 교사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직업훈련 교사로 일해 온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직업교육을 받기 위해 이 작업장을 찾은 장애인 B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A씨는 지적장애가 심한 B씨에게 ‘작업 도중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상담을 하는 것처럼 불러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씨는 보호작업장 내에서도 성범죄를 이어갔다. 경찰은 A씨가 B씨를 상대로 불법촬영을 한 혐의도 잡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의 행각은 B씨가 생활하는 장애인시설에서 B씨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B씨가 생활하던 시설은 A씨가 지난 5월까지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관련 기관에 조사를 요청했다. 장애인 인권기관 등의 조사가 진행되자 해당 보호작업장은 A씨를 파면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다가 최근 일부 사실 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찰은 결과가 나오면 A씨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된 성폭행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은 철저한 수사와 후속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정성주 광주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장애인 보호작업장은 지원이 부족해 적은 인력으로 많은 중증 장애인들을 보살피고 관리하다 보니 사각지대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직원 이직도 잦아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비슷한 범행이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발생한 해당 작업장은 시설장을 포함한 직원 7명이 32명의 중증장애인을 교육하고 관리해 왔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 등 성범죄는 2018년 111건에서 2019년 119건, 2020년 134건, 지난해 14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해당 장애인보호작업장 관계자는 “사건 이후 직원 교육을 강화했으며 장애인과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작업장을 비롯한 건물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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