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 여친 납치해 차에 번개탄 피웠는데.. 실패한 이유가

대전지법, 살인미수·특수감금 혐의 40대 실형

대전지방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퇴근길에 납치, 차에 감금해 번개탄을 피워 함께 죽으려 한 40대 남성에 실형이 선고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는 21일 살인미수,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9)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3일 오후 6시 30분께 여자친구 B씨의 직장 근처인 대전 서구의 한 지하 주차장에서 퇴근한 B씨를 협박해 납치했다. 이후 상체를 결박, 충남 계룡시로 이동해 결박된 B씨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번개탄을 피워 함께 죽으려 시도했다,

범행을 위해 번개탄과 흉기까지 준비한 B 씨는 번개탄까지 피웠으나 매캐한 냄새 등 호흡곤란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창문을 열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B 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수 차례 다시 만나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과정에서 A 씨는 B 씨에게 '경찰이 잡으러 오는 중이라면 경찰차를 보는 순간 죽여버리겠다'는 등 위협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범행 다음 날인 4일 오전 2시 10분까지 5시간 40분 가량 B씨를 차 안에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B 씨는 "다시 시작하자"며 A 씨를 달랜 뒤, 술을 마신 A 씨를 대신해 직접 차를 몰고 자신의 집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주지 않자 피해자 마음을 돌리도록 설득하되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할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을 달래 귀가하기까지 약 5시간 40분 동안 차 안에 감금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라고 했다.

이어 "특히 피해자는 범행으로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못한 점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