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서 TV로' 방향 전환 이끈 이재은 전 CBS 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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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방송에 머물러있던 기독교방송(CBS)을 TV로 확장하려고 애쓴 이재은(李在殷) 전 사장이 19일 오후 1시2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1일 전했다.
고인이 기독교방송 사장에 취임한 것은 1987년.
전임 김관석 사장을 중심으로 1980년에 중단된 뉴스를 재개하려고 줄기차게 요구한 끝에 1987년 기습방송을 재개한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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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라디오방송에 머물러있던 기독교방송(CBS)을 TV로 확장하려고 애쓴 이재은(李在殷) 전 사장이 19일 오후 1시2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1일 전했다. 향년 91세.
개성 출신인 고인은 송도고, 감리교신학대, 건국대 행정학과를 다닌 뒤 미국 에모리대 신학부에서 유학했다. 1959∼1972년 삼청감리교회 담임 목사를 거쳐 1972년부터 뉴욕감리교회 개척 선교사로 활동했고, 뉴욕 한국방송국 사장을 지냈다. 귀국 후 1979∼1987년 감리회 정동제일교회 담임목사, 1980년 대한성서공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고인이 기독교방송 사장에 취임한 것은 1987년. 전임 김관석 사장을 중심으로 1980년에 중단된 뉴스를 재개하려고 줄기차게 요구한 끝에 1987년 기습방송을 재개한 직후였다. 고인은 사장 취임 직후 2명에 불과했던 기자를 충원해 보도국을 부활시키는 한편, 전국 네트워크 부활에도 힘썼다. 또 TV로 영역 확장을 모색, 교계의 비디오 선교 기능을 CBS로 가져오는 한편, 종로5가 구 기독교회관 9·10층에 있던 방송국을 목동 20층 신사옥으로 옮겼다. CBS TV는 고인이 1994년 사장에서 물러난 뒤인 2002년 3월 개국했다.
1992∼1993년 CBS 노조위원장을 지낸 변상욱 기자는 "시야가 넓고, 경영마인드도 갖췄고, 보수적인 교계와 부딪혀서라도 할 건 하는 분이었다"며 "어느 해인가 신입사원 모집 논술 시험에 감독관으로 들어갔더니 고인이 라틴어로 '세상을 밝게 하는 것이 어째서 교회의 독점적인 권한일 수 있느냐'고 적은 시험 제목을 적은 편지 봉투를 나눠준 걸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교회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CBS 사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대한기독교서회 이사장, 배화학원 이사, 관악학원 이사장, 이화예술학원 이사 등을 지냈다. 1992년 기독교방송 뉴스 재개 공로로 인촌상을 받았다. 이 전 사장은 최근 넘어져 다친 뒤 뇌출혈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며느리 박혜수씨는 "정신을 차리신 뒤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은 '교회'라는 단어였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최재옥 여사와 사이에 2남1녀(이성현<목사>·이혜정<변호사>·이요셉<치과의사>)와 사위 김종호(물리학 박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0호실(22일부터 12호실), 발인 23일 오전 7시20분, 장지 정동수양관 벧엘동산. ☎ 02-2227-7500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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