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 선출 내부갈등에.. 어수선한 정치권

백승목 기자 2022. 7. 21. 16: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일단 權체제로" 윤핵관과 밀착 속 세 확산.. 김기현, 權체제 비판
민주, '단일화 약속' 非明 주자들 이슈 띄워.. 李측 "한심, 소이부답"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왼쪽), 안철수 의원.

여야 모두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내부 온도차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식 의원총회를 통해 대표 직무대행 겸 당권을 이어받았지만, 여전히 안팎에선 '조기 전당대회', '비상대책위원회', '직무대행 체제' 등 당 진로에 관한 목소리가 제각각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의원의 당권행 저지를 위한 비 이재명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동상이몽' 분위기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지도체제에 대한 갈등이 터져나오는 배경은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율 동반하락 추세와 무관치 않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내외 복합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정책 비전 등을 놓고 뚜렷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당내에선 일단 권 대행 체제를 유지하면서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갈등을 자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SNS에 "당 대표의 궐위가 아닌 상황에서 조기전대론을 주장하더라도 당장 실현될 수 없으며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며 권 대행 체제에 힘을 실었다. 윤핵관 그룹과 마찰을 피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좁히며 당권 행보 본격화를 염두에 두고 당내 세 기반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권 대행과 지도체제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도 최근 "권 대행 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기전대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권 대행 리더십을 향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렇게 비정상적인 임시 시스템으로는 역부족 아니냐(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3선 조해진 의원도 "직무대행 체제로 일단 출범한 상태이지, 그 체제가 가장 옳다고 다수가 동의하고 의결해서 한 게 아니다"라며 "역시 비대위로 가는 게 맞는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하게 된다"고 했다.

이로 인해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 등에 관한 경찰 수사가 권 대행체제를 포함한 국민의힘 진로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당권을 회복할지, 윤리위를 통한 추가 징계로 새 지도부를 구성할지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자들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자 포토섹션 행사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던 중 이재명 의원(오른쪽)이 강훈식 의원(왼쪽에서 세번째) 의원 등 97그룹 후보들을 쳐다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은 비 이재명 후보간 단일화 공식 논의를 띄웠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 의원을 제외한 7명 후보끼리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을 하자고 했다.

이 의원을 일찌감치 '공공의 적'으로 못 박고 세를 규합하자는 것으로, 반명 전선을 선명하게 형성해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컷오프를 일주일 앞두고 나온 '사전 결의' 제안에 다른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은 입장문에서 "경선 기간은 단일화 논의보다 후보들의 비전을 보여줄 시간"이라며 일단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컷오프 이후 단일화 논의는 열려있다"고 '시기'를 못 박으면서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박주민 의원은 "가치나 당의 혁신 방향 등에 있어서 접점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 86그룹 대표 주자인 김민석 의원도 "제안의 구체적 내용부터 확인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저도 (강병원 의원과) 같은 생각이다. 지금부터 스크럼을 짜자"고 날을 세웠다.

이처럼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저지하겠다는 경쟁 후보들의 움직임에 이 의원 측은 공식 대응을 삼갔지만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재명계 인사는 "당내 선거를 놓고 후보 단일화를 한다는 말은 정치사에서 듣도 보도 못한 행태"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이부답(笑而不答)'(웃을 뿐 대답하지 않는다)"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