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유튜브와 붙으려면 공정 여건 마련돼야" 낡은 규제 고친다

이윤정 기자 2022. 7. 21. 16: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CJ ENM).”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싸워야 하는데 오히려 규제에 묶여 있다(카카오 엔터테인먼트). ”

“넷플릭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어디에도 신고하지 않고 한국 미디어 산업을 휘젓고 있다. 국내 OTT가 글로벌 OTT에 대항할 수 있도록 동일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웨이브).”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대전환 시대 미디어 산업 혁신방안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미디어산업 관계자들은 고충을 토로했다. 해외 미디어 기업이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입했고, 현재 극심한 경쟁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과기정통부 제공

이날 간담회를 이끈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낡고 불평등한 규율 체계가 경쟁력 확보에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새로운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며 간담회를 연 배경을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OTT 기업 관계자와 인터넷프로토콜TV(IPTV)·케이블·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유료방송업계,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콘텐츠 생산·유통·소비의 중심이 ‘전통적 방송 영역’에서 인터넷 등 ‘디지털 영역’으로 빠르게 이전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박사는 주파수 등 희소자원의 이용 등을 근거로 소유나 재원 등 미디어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방송 서비스에 동일한 공적 책임을 부과하는 낡은 미디어 규율체계는 실효성·합목적성이 소멸됐다며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료방송 관계자들도 동일한 콘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방송과 동시간에 제공되는데 방송만 재허가 등 규제를 받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근원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미디어들이 국내 미디어 시장을 잠식해 가는 동안 국내 미디어 산업은 규제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서장원 CJ ENM 부사장은 “영화 <기생충>부터 <브로커> <헤어질 결심> 등 CJ ENM의 콘텐츠는 글로벌 영향력을 갖춰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원은 부족하다”면서 “애플TV의 <파친코>는 한 회 제작비가 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주 웨이브 실장은 “국내 미디어 이용자들은 대부분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보고 있는데 규제는 방송 등 국내 미디어 기업에만 맞춰져 있다”며 “해외 미디어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국내 모든 미디어 규제 수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언론학회장인 김경희 한림대 교수는 “현재 K콘텐츠가 글로벌로 확산하고 있지만 반대로 해외 미디어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미디어 산업이 망가질 수 있는 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국내 미디어 산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어떻게 진흥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간담회에서는 OTT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광고규제 완화 등 콘텐츠 지원 정책 강화와 지역 중소 종합유선방송(SO)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정책 과제가 언급됐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전환 등 미디어 시장 구조변화에 대응해 작년부터 방송미디어 법제 개편을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도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합리적인 제도개편 방안 마련을 위해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