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극한 '폭염', 왜 인간을 위협하나

김민수 기자 2022. 7. 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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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 중국 등 세계 곳곳이 기온 40도를 넘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올 여름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과 산불 등 각종 재난재해가 지구촌에서 현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 남서부에서는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1500명이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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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낮 최고기온이 43.3℃까지 치솟은 가운데 고령 노숙자들이 지역 돌봄 센터 내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7월 첫주 동안 모두 17명이 폭염 탓으로 목숨을 잃었다. AP/연합뉴스 제공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세계 곳곳이 기온 40도를 넘는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올 여름 들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과 산불 등 각종 재난재해가 지구촌에서 현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 남서부에서는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1500명이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폭염과 같은 열이 인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분석하며 “과도한 열은 극단적인 경우 암이나 뇌졸중,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먼저 피부는 태양 자외선에 의한 화상이 직접적인 피해다. 뜨거운 햇볕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피부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과도한 자외선은 피부 세포 DNA를 손상시키고 DNA 손상이 악화되면서 피부 세포가 통제 불능 상태로 자라기 시작하면서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 

폭염은 직접적으로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 알려진 연구에 따르면 극심한 더위는 인지 기능 감소, 판단 오류 등을 유발해 야외에서 일하는 작업자들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약물 남용, 불안 장애, 정신분열증을 비롯해 자살률 증가를 유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혈액 뇌장벽이 손상되면서 단백질과 이온이 뇌에 쌓여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혈액 뇌장벽은 혈류로부터 뇌와 척수에 물질 유입을 막는 장벽으로 혈류 속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신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 영향을 주는 땀을 과하게 흘릴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우선 뇌는 몸이 더워지는 것을 감지하면 시상하부가 피부와 가까운 혈관에 신호를 보내 확장하도록 만든다. 피부 표면 혈액량을 늘려 주변 공기가 신체보다 차가울 때 열을 잃도록 한다. 

신체 주변 공기가 뜨겁다면 신체의 땀샘이 작동하며 땀이 분비된다. 피부 표면에 땀이 식으면서 냉각 효과를 가져온다. 문제는 땀으로 흘린 물을 신체에 보충하지 않으면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탈수가 발생하면 더 이상 땀으로 냉각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심해지면 피부에 흐르는 혈류와 땀이 모두 머추고 체온이 치솟으면서 뇌 세포에 손상을 입힐 위험성이 있다. 

폭염은 숨을 쉬기 어렵게도 만든다. 폭염으로 대기가 더워지면 오염물질이 정체된다. 자동차나 발전소,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햇빛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해한 오존 가스로 바뀔 수 있다.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오존이 과다해지면 폐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천식은 물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2008년 공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오존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2만2000명이 추가로 사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체온이 38도까지 올라가 피로감을 느끼고 탈진하는 열사병도 빼놓을 수 없다. 현기증과 시각 장애, 심한 갈증,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빠르게 체온을 낮추지 않으면 일사병으로 악화한다. 열사병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발작과 혼수 상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폭염으로 신체가 뜨거워지면 혈관 확장으로 인한 저혈압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뇌가 혈류량을 늘리도록 신호를 보내지만 심장 박동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결국 심장 마비 위험도 높아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폭염이 일상화되면 사망률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며 “대다수 사망자들은 극한 열이 심혈관계에 가하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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