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11년 만에 금리 인상 초읽기.."빅스텝 가능성도"

김윤지 2022. 7. 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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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이하 현지시간) 11년 만에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

통화 완화를 고수하던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연이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있는 만큼, ECB의 빅스텝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은 연말까지 ECB가 기준금리를 총 170b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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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bp 인상 예고했으나 50bp 가능성 배제 못해
치솟는 인플레·유로화 약세 등 금리인상 압박
'분절화 방지책'도 관심.."성장·인플레 균형 맞춰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이하 현지시간) 11년 만에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 ECB는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시사했으나 시장에서는 ‘빅스텝’에 해당하는 50bp 인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만약 빅스텝을 결정하면 2000년 6월 이후 22년 만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FP)
지난달 9일 ECB는 6월 통화정책회의 결과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수신금리 등 3개 정책금리를 각각 25bp 인상하고 9월에도 재차 금리를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화 완화를 고수하던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ECB는 2014~2015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고, 2016년 3월부터 6년째 기준금리를 제로(0) 금리로 유지하고 있다.

10년 넘게 완화 정책을 고수했던 ECB가 매파 기조로 돌아서는 이유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있다. 유로존(유럽연합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8.6%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나, 8개월 연속 상승으로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 가치 하락도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에너지 위기 등이 맞물려 미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20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4일에는 유로화 약세로 ‘1유로=1달러’, 즉 유로와 달러 가치가 등가를 이루는 패리티(parity, 동등 가치)가 실현됐다.

다른 중앙은행들이 연이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있는 만큼, ECB의 빅스텝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ECB 이사회가 사전 예고했던 25bp 인상 방침을 깨고 50bp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8년 동안 이어진 ECB의 마이너스 예금금리가 단번에 끝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수신금리는 -50bp로 예고대로 25bp가 오르면 정책금리 중 하나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게 된다.

그렇다고 ECB가 무작정 고강도 긴축 정책을 단행하기에는 이탈리아나 스페인처럼 부채가 많은 나라들의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ECB 측은 11년 만의 금리 인상 계획을 언급한 뒤 일부 유로존 주변 국가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ECB는 임시 회의 성명을 통해 분절화 방지책(anti-fragmentation tool)을 이달 내놓겠다고 밝혔다. 분절화 방지책은 회원국 간의 격차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 지원 도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연말까지 ECB가 기준금리를 총 170bp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정책 입안자들의 딜레마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기업과 가계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는 한국시간으로 21일 오후 9시 15분 정책 결정을 발표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기자회견은 30분 뒤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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