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쓰레기로 가득했던 집 위해 이웃 30여명 힘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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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맙네. 고마워."
A씨(69)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느라 땀을 흘리는 주민센터 직원의 손을 꼭 붙들고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던 주민센터 측에서 A씨 가정을 돕기 위해 여러차례 나섰으나 A씨는 번번이 도움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사람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조차 막아 세우던 A씨가 쓰레기를 치워도 좋다고 허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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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 앞으로 주거환경 개선 추가 진행 예정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정말 고맙네. 고마워."
A씨(69)는 쓰레기 더미를 치우느라 땀을 흘리는 주민센터 직원의 손을 꼭 붙들고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2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아파트 가정집. 평소 A씨와 아들 B씨(41) 두 사람이 조용하게 지내던 이 집에 낯선 이 30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의 정체는 전주시 효자2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이 동네 통우회(통장 모임),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회, 새마을부녀회 등 자생단체 연합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전날 주민센터 직원이 "저장강박을 갖고 있는 가정을 청소해야한다"고 도움을 요청하자 고민도 없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A씨 부자는 두 사람 앞으로 나오는 기초생활 수급비와 장애수당 등 월 100만원 남짓한 돈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 장애가 있는 이들은 수년 전부터 집 안에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하는 등 저장강박 증세를 보여왔다.
한여름이면 악취가 더해져 주민들의 원성까지 샀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던 주민센터 측에서 A씨 가정을 돕기 위해 여러차례 나섰으나 A씨는 번번이 도움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지속적으로 내민 도움의 손길 덕분일까. 최근 A씨는 갑작스레 마음을 열었다. 사람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조차 막아 세우던 A씨가 쓰레기를 치워도 좋다고 허락한 것이다.
효자2동 주민센터 직원은 "어르신 마음이 변하기 전에 빨리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해 급히 자생단체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이웃을 위해 많이 참석해 주셨다"고 전했다.
어렵게 찾은 집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썩은 음식들에서 풍기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거실과 주방, 발코니, 화장실, 방 안까지 수년간 모아온 생활 쓰레기가 가득차 있었고, 바닥에는 벌레들이 기어다니고 있었다.
이날 봉사단은 집 안 곳곳에 있던 해묵은 쓰레기 1톤 가량을 바깥으로 처리하고, 생활 공간을 청소했다. 시급한 상황은 일단 정리 됐지만 워낙 공간이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앞으로도 손볼 곳은 많다.
이에 효자2동은 향후 벽지와 장판을 새로 교체하는 등 전반적 주거 환경 개선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김혜숙 효자2동장은 "덥고 습한 날씨에도 봉사에 참여해주신 자생단체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모두가 행복하고 살기 좋은 효자2동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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