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회 학대' 제주 어린이집 교사·원장 모두 실형

기사내용 요약
만 1~6세 영·유아 29명 상습 학대
2개월 간 351건…장애 아동 더 심해
재판부 "교육·훈육으로 볼 수 없어"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두 달간 351회에 걸쳐 아동 20여 명을 학대한 어린이집 교사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원장이 모두 법정구속 됐다.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방선옥)는 2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41·여)씨 등 8명의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개월~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학부모와 합의한 교사 4명은 원심보다 형량이 줄었다.

재판부는 또 보육교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원장 B(64·여)씨의 항소는 기각했다. 이에 따라 B씨는 원심 형량인 징역 6개월과 벌금 5000만원이 확정됐다.

아울러 재판부는 교사 8명과 B씨를 모두 법정구속했다. 일부 교사는 이날 법정에서 선고 직후 오열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앞서 원심 재판부인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은 이들에 대해 모두 실형을 선고했지만 피해 아동 및 부모들에게 용서받을 시간을 주면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 등 보육교사들은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10일까지 제주시 소재 어린이집에서 원아 29명을 별다른 이유 없이 폭행하는 등 신체적·정서적 학대 행위를 반복한 혐의를 받는다.

학대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의 2개월치 폐쇄회로(CC)TV를 분석했다.

CCTV에는 교사들이 원아를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가 하면, 원아가 음식을 먹기 싫어하는데도 턱을 잡아 강제로 먹이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교사는 손으로 원아를 잡고 바닥으로 강하게 내리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원아에게 친구를 때리라고 시키기도 했다.

이들의 학대 행위 횟수는 351차례로 파악됐다. 해당 어린이집에는 장애를 가진 아동도 11명 있었는데, 장애가 심할수록 학대도 강하게 이뤄졌다.

일부 교사들은 원심 공판 과정에서 훈육과 교육의 목적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관련 기록을 보면 피고인들이 아동을 소중히 대한다고 볼 수 없으며, 교육 또는 훈육의 목적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은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학대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학대를 말리지 않고, 함께 학대에 가담하기도 했다"며 "학대 방법 역시 다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받은 교사 C씨는 항소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oyj434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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