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노르트스트림1 통한 유럽 가스공급 재개.."정상 공급량의 40%"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독일로 가스를 공급하는 노르트스트림1 운영을 21일(현지시간) 재개했다. 한동안 가스 공급이 끊겼던 독일로서는 한숨 돌리게 됐지만, 러시아의 공급량은 이전에 비해 대폭 줄었다.
클라우스 뮐러 독일 연방 네트워크 국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실제 가스공급량은 정상적 공급량의 40% 수준인 하루 700GWh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쉽게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난달 중순 이후 60% 감소한 물량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뮐러 국장은 앞서 공영방송 ZDF와 인터뷰를 통해 노르트스트림1 운영 재개를 예고하면서 공급량 축소에 대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계약상으로 합의된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다음 가스 주입은 오는 22일 오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벨레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6일부터 독일로 공급되는 가스를 40% 수준까지 줄였다. 독일에 수리를 맡긴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터빈을 돌려받지 못해 가스관 가동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가스프롬은 독일 지멘스에 터빈 수리를 요청했다. 지멘스는 터빈 정비를 캐나다 업체에 의뢰했는데, 캐나다 정부가 대러 제재를 이유로 수리를 마친 터빈을 독일로 넘겨주지 않았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줄이자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캐나다에 터빈을 반환해줄 것을 요청했다. 캐나다는 해당 터빈을 제재 면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반환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열흘 동안 노르트스트림1 유지 보수 작업에 들어간다는 명분으로 독일로의 가스 공급을 아예 끊었다.
노르트스트림1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단일 가스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매년 550억㎥의 러시아산 가스를 독일로 운반한다. 일일 최대 공급량은 1억6700만㎥였다. 러시아는 정비를 이유로 가스 공급을 아예 끊기 전에도 일평균 6700만㎥의 가스만 공급했다. 독일 에너지 당국은 현재 국내 가스 비축량이 최대 수용량의 65% 수준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스프롬은 지난 14일 유럽 고객사 최소 3곳에 서한을 보내 재난이나 전쟁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스 공급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불가항력 선언’을 했다.
러시아가 언제든 가스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유럽국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유럽연합(EU)은 전날 회원국들에 오는 겨울 가스 수요를 15% 줄이도록 촉구하는 한편, 각국 정부에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 수요 감축을 강제할 수 있도록 특별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앞서 지난 18일에는 아제르바이잔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2배 늘리고, 아제르바이잔에 재생에너지 전환 관련 기술을 공유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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