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D-7' 비명 단일화 운 띄운 97그룹..이재명은 '무대응'

단일화 논의 불 붙였지만..97그룹 내에서도 '온도차'
이 의원측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선의원 모임 주최 민주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정 의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공동취재) 2022.7.2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한재준 기자,김예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막기 위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전당대회가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세를 규합해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어보자는 의도다.

논의는 강병원 의원의 '컷오프 전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으로부터 촉발됐다. 강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선 의원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컷오프 이전 단일화 추진 방향을 선언하자"며 "97그룹 중 누가 살아남든지 단일화를 해 뜻을 실현하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컷오프 전 단일화에 합의, 본선에서는 일대일 구도를 만들자는 의미로 반명(반이재명) 전선을 선명하게 하면 이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의 이같은 제안에 박용진 의원도 힘을 보탰다. 박 의원은 "이재명은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쇄신의 대상"이라며 "여기 앉아 있는 또래 동지뿐 아니라 설훈·김민석·이동학 후보도 다 참여하는 단일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97그룹 내에서도 단일화를 두고 온도차는 있다. 강훈식 의원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 전 단일화 선언에 대해 "지금은 의견을 낼 시간이라고 본다"며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컷오프 전부터 단일화에 집중할 경우 이합집산으로 보일 우려와 함께 지금은 가치와 비전 경쟁을 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단일화에 사실상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단일화라는 것이 논의되려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가치나 당의 혁신 방안에 대해 접점이 필요하고 이를 찾기 위한 대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건을 뒀다.

박 의원은 이 의원의 대선 책임론에 대해서도 "한두 명이 모든 책임을 지는 건 오히려 편한 평가고 타자화된 평가"라며 사실상 다른 입장을 냈다. 그러자 강병원 의원은 "특정인에게 패배 책임을 묻지 말자 하니까 '러닝메이트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박주민 의원을 저격했고 이 과정에서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이처럼 단일화 선언을 놓고 각 주자들의 의견이 다른 만큼 당장 현실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강도나 시점이 다른 데다 모두가 동의한다고 해도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단일화를 위한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면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시기는 언제로 할 것인지 등 현실적 어려움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아울러 28일 발표되는 예비경선에서 97그룹이 2명 이상 올라간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다른 후보인 설훈, 김민석, 이동학 후보와 결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이동학 후보는 “단일화 제안은 기성 정치의 공학적 접근”이라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김민석 의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라는 공학적인 것이 먼저 앞서는 것은 그렇게 좋지 않다고 본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97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에 이 의원은 일단 무대응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굳이 공방을 만들어 판을 키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의원은 이날 본회의 후 단일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후보 등록을 한 뒤 중앙위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선거운동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sanghwi@news1.kr